발칙한 펭수, 야망 펭귄의 성역 없는 인간계 진출기 [펭수시대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을 뛰어넘어 우주대스타가 되겠다는 열망을 품고 한국에 도달한 펭귄이 있다. 방송국 대통합 시대 필두에 선 야망 펭귄 펭수가 그 주인공이다.

남극 펭, 빼어날 수(秀)를 쓰는 펭수는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올해 10살, 키는 무려 210cm에 달하는 거대 펭귄이다. 한 번 뿐인 ‘펭생’을 꿈을 위해 달리겠다는 일념을 품고 한류의 중심인 한국을 찾아 EBS 연습생 신분으로 소품실 생활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비록 창 하나 없이 어두침침한 공간이지만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EBS의 소중함을 느끼는 애어른 펭귄이다.

펭수의 참치길 여정은 지난 9월 방영된 EBS ‘제1회 EBS 아이돌 육상대회’ 편이 온라인상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시작됐다. 당시 육상대회는 인간팀 대 비인간팀으로 나뉘었고, 펭수는 하늘같은 선배 뚝딱이, 뿡뿡이, 뽀로로와 한 팀을 이루었다. 여기서 펭수는 94년도에 EBS에 입사한 대선배 뚝딱이의 포스에도 기죽지 않고 불타는 승부욕을 내뿜으며 ‘야망 펭귄’의 탄생을 알렸다.

MBC 라디오에 출연한 EBS 연습생 펭수 사진=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
MBC 라디오에 출연한 EBS 연습생 펭수 사진=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
과연 210cm다운 거대 몸집과 EBS 시조새 뚝딱이가 일장연설을 늘어놔도 귀를 막을 수 없는 짧은 날개, 도통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 없는 눈, 적당히 수줍어 보이는 연분홍 볼, 연습생 아니랄까봐 절대 빼놓지 않는 헤드폰이 펭수의 외형이다. ‘귀여움’으로 대변되던 기존 캐릭터들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펭수이지만 무표정 속에서 행복, 슬픔, 분노, 감동이 느껴지는 것 역시 하나의 입덕 포인트로 작용한다. 10살, 인간으로 치면 초등학교 3학년생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거침없는 언변은 펭수의 전매특허다. 상대방이 훅 치고 들어오면 자기도 망설임 없이 훅 치고 들어가고, 나이를 불문한 일침에는 명언집에 실려도 될 정도의 인생이 담겼다. 그러면서도 절대로 말은 놓지 않으며 선을 지킬 줄 아는, 진정한 예의를 아는 펭귄이다.

발칙한 매력의 펭수는 결국 방송사 대통합을 이뤄냈다. 유튜브 채널 오픈 6개월여 만에 구독자 4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지상파까지 진출했다.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V2’,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순다열도’에 연달아 출연하며 자신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마리텔V2’에 출연해서는 시도 때도 없이 외치는 김명중 EBS 사장을 또 한번 찾아 큰 웃음을 안겼다. 한 시청자가 ‘김명중이냐, 최승호냐’라고 묻자 펭수는 “최승호가 누구냐”며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인 후 “최승호 사장님 밥 한 끼 하자”고 당돌하게 말해 야망 펭귄으로서 임팩트를 남겼다.

SBS ‘정글의 법칙 in 순다열도’ 내리에션에 참여한 펭수 사진=SBS
SBS ‘정글의 법칙 in 순다열도’ 내리에션에 참여한 펭수 사진=SBS
KBS와 tvN도 펭수를 향한 러브콜을 쏟아냈다. 최근 ‘자이언트 펭TV’에 업로드 된 한 에피소드 댓글창에는 KBS 관계자가 “펭수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에게는 1110만 명 이상의 구독자가 있어”라고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tvN 관계자도 “방송국 간의 균등한 화합을 위해 tvN 드라마에도 불시착 부탁드립니다. 펭수님 메일로 연락드렸습니다 #즐거움엔끝이없다. #펭수에겐방송국경계는없다. 티비엔드라마 방송국놈 드림”이라는 댓글을 남겨 펭수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펭수는 그야말로 방송국 대통합의 선봉에 서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콘텐츠의 경계를 허무는 막강한 크리에이터다. EBS는 펭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교육방송 EBS는 따분하다’는 기존 편견이 조금씩 걷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트렌드에 발맞춘 ‘자이언트 펭TV’의 편집이나 자막 센스도 그에 일조했다. 펭수는 제작진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면 “KBS로 가겠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지만 선을 넘는다기보다 이마저도 개그로 받아들여져 방송 트렌드의 변화를 체감케 한다.

MBC 라디오에 출연한 EBS 연습생 펭수 사진=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
MBC 라디오에 출연한 EBS 연습생 펭수 사진=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
EBS 관계자는 펭수의 인기에 대해 “4월 유튜브를 오픈한 후 빠른 시간에 성장했다. 기존 캐릭터들과 달리 스튜디오 밖 현장을 누비고 리얼한 상황을 그대로 담은 게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것 같다. 또한 펭수가 단순히 교훈을 전하는 착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사실도 인기요소에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능 명가 EBS 연습생이라는 본분을 망각하지 않으며 제대로 끼를 발산하고 있는 펭수. 너나 할 것 없이 ‘펭하’를 외치는 팬들은 야망 펭귄 펭수의 참치길을 응원하고 있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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