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배우가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울예술전문대(현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 그는 극단 ‘목화’ 단원으로 활동하며 무명 배우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1996년 영화 ‘깡패수업’ 시작으로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지난해 2006년 찍은 영화 ‘타짜’의 곽철용 캐릭터가 회자되면서 CF까지 찍었다. 올해는 ‘꼰대인턴’ 주연이라는 행운까지 누리게 됐다.
7월 1일 종영하는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물이다.
‘꼰대인턴’에서 김응수가 그린 이만식 캐릭터는 꼰대였지만, 시니어인턴 생활을 하면서 공감형 꼰대로 변화하는 인물이다. 실생활에는 공감형을 뛰어넘는 편안하고 웃긴 선배라는 김응수.
배우 김응수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BC
“나를 낮춘다. 바보인 척하고 웃기면 마음을 연다. 내가 제일 연장자다. 지식이 있다고 까불면 현장이 언다. ‘편하게 해라’라고 누가 말 못 하냐. 그렇게 말하기 전에 굉장히 편한 사람임을 보여줬다. 내가 현장에서 스태프들한테 인기가 좋다. 스태프들한테 물어보면 안다.”
“스태프 이름을 다 외운다. 대본 앞에 다 쓰여 있으니까. 그럼 친구들이 얼마나 기분이 좋겠나. 그렇게 하면 마음을 연다. 무게 잡지 않고 미친 척을 한다. ‘저 선배 너무 가벼운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한다. 바보인 척한다.”
그렇게까지 노력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계기보다 목적이 있어서 그렇다. 팀워크가 좋아야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 좋은 컷 하나 찍으려고 그런다. 무게 잡고 그러면 해진이도 그렇고 배우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현장에서 긴장감은 적이다. 긴장하지 말아야 한다.”
배우 김응수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BC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건 배우 박근형 덕분이라고 전했다. 선한 영향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박근형을 향한 존경을 표했다.
“박근형 선생님은 현장에서 그렇다. 연극을 할 때 더블 캐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대단하신 배우고 하늘 같은 선배인데 배우고 스태프들을 그렇게 웃긴다. 근데 연기할 땐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객석을 뒤집어 놓고 나온다. 철저하게 준비해오시는 거다.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었다. 좋은 선배님의 영향인 것 같다. 지금도 현장에서 많이 웃음을 준다.”
김응수의 노력 덕분인지 드라마에서 배우들의 케미가 정말 좋았다. ‘정말 친하구나’가 느껴질 정도. 그중 김응수는 박해진과 브로맨스를 펼치며 ‘꼰대인턴’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패러디는 영화 ‘아가씨’ 패러디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그 장면이다. 공원에 와서 박해진이 ‘왜 여기 있냐’라고 끌고 가는 장면인데, 깜짝 놀랐다. 실제 박해진의 성격이 그렇게 못하는 성격이다. 젠틀하고 남에게 말을 잘 못해서 손을 덥석 잡고 대사를 하는데 ‘독하게 마음먹었네’ 싶었다. 덕분에 정말 연기하기 편했다. 선배라고 주춤했다면 ‘강하게 끌고 가라’라고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게 패러디라는 걸 시청자들은 알고 본다. 그 패러디를 그냥 재연하면 시청자들은 재미가 없다. 무언가를 가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에 패러디를 새롭게 창조하지 않으면 시청자가 재미없어 할 것이라는 부담이 있다. 그런 소리를 안 들으려고 강하게 오바해서 끌고 가라고 했다. 그 장면이 가장 좋았다.”
배우 김응수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BC
세월이 흐르면서 깨달음을 얻었고,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김응수는 배우는 것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배움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재미있고, 평생 해야만 한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꼰대인턴’을 하고도 많이 느낀다. 중·노년들의 삶을 다루는 영화와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젊은이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어른, 긍정적인 어른을 받치는 젊은이. 중년과 젊은이와의 관계, 앞으로 그게 많이 나올 것 같고 바란다. 또 꿈의 장르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중년의 멜로,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mkculture@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