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초반 할리우드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많은 전쟁영화를 만들었다. 그중에는 전쟁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파헤친 작품도 있지만 연합국 측에 힘을 실어주고, 전쟁의 당위성을 알리는 홍보성 영화도 여럿 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제작된 <미니버 부인>은 2차 대전 홍보 영화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지금 보면 너무 속 보이는 영화라 폄하할 수 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 중 만들어진 영화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거장 윌리엄 와일러가 미국 아카데미에서 처음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윌리엄 와일러는 <미니버 부인>을 시작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해·1946년> <벤허·1959년> 등 3차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영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주부 케이 미니버(그리어 가슨). 케이는 건축일을 하는 남편 월터 피전과 2남1녀를 두고 있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남편과 큰 아들 빈(리차드 네이)을 전쟁터에 내보낸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1942년 작 <미니버 부인>은 가슴 따뜻한 가족영화이자 전쟁영화이다.
케이는 어린 아이 둘과 며느리 캐롤(테레사 라이트)을 데리고 힘겹게 살아간다. 대부분의 시간을 대피소에서 보내지만 위축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현명하고 헌신적이며 용감한 어머니 케이. 며느리 캐롤이 독일군의 폭격에 목숨을 잃지만 눈물을 걷고 다시 일어선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목사의 설교다. 폐허가 된 교회에서 목사는 “자유와 평화를 위해 나가 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전쟁 중 <미니버 부인>을 본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은 “구축함대보다 전쟁에 더 도움을 줬다”고 극찬했으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목사의 마지막 설교 장면을 모든 미국인이 볼 것을 권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 감독 여우주연 여우조연 각본 촬영 등 주요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리어 가슨은 무려 45분 동안 수상소감을 밝혀 역대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 그리어 가슨은 아들 빈으로 출연한 11세 연하의 리차드 네이와 영화 촬영이 끝난 뒤 결혼해 화제가 됐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