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는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쉬운 길이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의 등장 이후 많은 이들이 이 길을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렇다고 도전을 멈출 수는 없다. ‘MLB.com’ 선정 텍사스 레인저스 유망주 랭킹 15위에 오른 김성준(18)은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있는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 브레이크아웃’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성준은 자신의 도전에 대해 말했다.
이날도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기록한 뒤 지명타자로 나서 두 차례 타석을 소화했던 그는 “사람들이 다들 힘들다고 하지만, 그렇게 힘든 거 같지는 않다. 팀에서 많이 배려해주고 있다. 원하는 대로, 조금 더 잘 할 수 있게끔 해주고 있어서 재밌게 하고 있다”며 도전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 120만 달러 계약금에 레인저스와 계약한 그는 바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도미니카 여름 리그에서 투수로 한 차례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타자로 3경기에서 12타수 2안타 기록했다. 고졸 신인이 계약 첫 해 공식 경기에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2026년은 루키 레벨 애리조나 컴플렉스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작년에 도미니카는 두 번 갔다. 처음에 갔을 때는 적응하느라 힘들어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두 번째 갔을 때는 타자도 투수도 다 잘했다. 자신감을 찾고 미국에 왔다”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지난 2018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이후, 많은 구단이 그와 같은 투타 겸업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부분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
텍사스는 아직 이를 포기하지 않은 구단 중 하나다. 김성준을 비롯해 유망주 랭킹 6위 조시 오웬스, 두 명의 투타 겸업 선수를 키우고 있다.
이날 스프링 브레이크아웃 경기를 이끈 싱글A 히코리 감독 닉 잰센은 “특별한 사람에게 승부수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김성준과 오웬스 두 선수 모두 투타 양면에서 헌신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특별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들을 오타니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그들의 모습 그대로면 된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과 계약한 이유다. 우리는 투타 양면에서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으며 최선을 다하는 두 명의 훌륭한 선수를 얻었다. 앞으로 두 선수의 앞날은 정말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선수를 칭찬했다.
김성준은 “남들이 못한다고 해서 나도 못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 할 것을 하면 좋은 위치에 서 있을 거라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타 겸업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코치님과 구단 스태프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관심을 주고 계신다”며 루틴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해 말했다. “자는 거, 물 마시는 거 등 세세한 것까지 다 체크해 주신다. 루틴은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며 말을 이었다.
오타니와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아무래도 바라보는 이상형은 오타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야구에 대한 태도, 야구장 이외에서의 모습 등을 배우고 있다”며 성공한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의 배워야 할 점에 대해 말했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길이기에, 그가 택한 길은 더 의미가 있다. 그는 또 다른 성공한 투타 겸업 선수가 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부탁하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성공할테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열의는 애리조나를 뒤덮은 더위보다 뜨거웠다.
[서프라이즈(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