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상징이자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수장 박진영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사임의 변으로 내세운 ‘본업 집중’이 무색하게 장관급 대외 직함은 유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게 식고 있다.
10일 JYP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박진영 CCO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절차를 밟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약 28년 만에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오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JYP 관계자는 사임 배경에 대해 “박진영은 향후 아티스트로서의 크리에이티브 활동과 후배 아티스트 육성, 그리고 K팝 산업을 위한 새로운 대외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의 무게를 내려놓고 프로듀서이자 가수라는 본연의 정체성에 더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진영이 사내이사는 그만두면서도 지난해 지명된 장관급 직책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자리는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진영은 위원장 지명 당시 “정부 일을 맡는다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로서는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라 고민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사내 경영진으로서의 책임은 회피하면서 권위적인 ‘장관급’ 대외 직함은 사수하는 모양새가 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가수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장관급 위원회 활동은 시간이 남느냐”, “회사는 책임지기 싫고 나랏일은 하고 싶은 전형적인 행보”, “경영인으로서의 책임은 내려놓고 명예만 챙기려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박진영은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K팝의 세계화와 제도적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역 아티스트로서 전례 없는 ‘장관급’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경영 전문성을 강조하며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행보가 오히려 정부와의 유착이나 대외적인 세력 확장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K팝의 한 단계 도약을 외쳤던 박진영이 이번 사임 결정으로 불거진 ‘명예직 집착’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