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논란 터지자 “오히려 감사”…조승우 앞에서도 기 안 눌린 20대 女배우 (노윤서)

청춘물의 미대생, 맑고 당찬 여고생. 데뷔 이래 ‘청춘’의 상징으로 안전하고 화려한 꽃길만 걸어온 줄 알았던 20대 라이징 스타가 작정하고 무겁고 서늘한 사극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첫 사극이자 오컬트라는 생소한 장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 부문 2위를 휩쓸며 전 세계를 홀린 오리지널 시리즈 ‘동궁’. 이 거대한 흥행의 이면에는, 극 초반 불거진 사극 발성과 톤 논란이라는 매서운 뭇매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끝내 자신을 증명해 낸 배우 노윤서의 ‘미친 멘탈’이 숨어 있다.

노윤서.사진=김영구 기자
노윤서.사진=김영구 기자

극 중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이자 비밀을 품은 옹주 ‘생강’ 역을 맡은 노윤서는 초반부 현대극에 머물러 있는 듯한 발성으로 일부 시청자들의 날 선 호불호 평가에 직면했다.

이제 막 날개를 펴고 주연급으로 도약한 20대 배우에게 불거진 연기력 논란은 뼈아픈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이 위기를 대하는 노윤서의 태도였다.

흔한 소속사 입장문 뒤로 숨거나 어설픈 방어 기제를 내세우는 대신,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적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있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배우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감사하다”며 놀라운 ‘자기 객관화’를 보여주었다.

노윤서. 사진=넷플릭스
노윤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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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번 도전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 칭한 그는, 낯선 장르에서 부딪혀 난 생채기를 감추는 대신 기꺼이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 20대 특유의 쿨한 배짱을 증명했다.

노윤서의 대범함은 단순히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조승우, 장영남, 황영희 등 대선배 배우들이 내뿜는 묵직한 아우라 속에서도 결코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극 특유의 장단음과 캐릭터 구축법을 끊임없이 묻고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촬영 현장 자체를 자신의 훌륭한 연기 학교로 탈바꿈시켰다.

기자의 시선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대목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눈에 띄게 단단해진 그의 연기 집중력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위축될 법도 한데, 노윤서는 흔들림 없이 ‘생강’의 짙은 서사에 몰입하며 기어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해 냈다. 논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현장에서 실력으로 극복해 내려는 이 우직하고 영리한 태도야말로, 그가 반짝하고 사라질 스타가 아니라 오래도록 살아남을 ‘진짜 배우’임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초반의 비판을 딛고 캐릭터에 완벽히 안착한 그의 끈기가 없었다면, ‘동궁’의 글로벌 흥행 대기록은 완성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노윤서. 사진=김영구 기자
노윤서. 사진=김영구 기자

배우에게 가장 치명적인 독은 대중의 매서운 비판이 아니라, 리스크 없는 안전지대에만 머물며 굳어지는 매너리즘이다.

“10년 뒤에도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로 계속 라이징하고 싶다”는 노윤서의 다짐은 단순한 포부가 아니다. 쏟아지는 화살 앞에서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스텝을 밟아 나가는 단단한 자존감. 뼈아픈 논란마저 기꺼이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 이 무서운 20대 여배우가 넷플릭스 ‘동궁’을 딛고 또 어디로 도약할지, 그의 진짜 ‘하이리턴’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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