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일생의 역작이자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들고 한국에 왔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이자, 놀란 감독이 20년 넘게 품어온 꿈의 프로젝트인 영화 ‘오디세이’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이 참석했다.
‘오디세이’를 통해 드디어 내한하게 된 놀란 감독은 “오게 돼서 영광이다. 한국에 와서 너무 좋다. 오랫동안 오고 싶었는데 처음 방한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그의 파트너 엠마 토마스는 “한국에 처음 왔다. 항상 와보고 싶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오게 돼서 우리가 이 영화에 들인 많은 노고가 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감격을 표했다.
특히 엠마 토마스는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를 들고 온 것에 대해 “유니버설 코리아에서 선물로 주셨고 너무 아름답다. ‘오디세이’의 테마와도 맞아 떨어졌고, 한국의 장신구라고 들었는데, 착용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고백했다.
‘오디세이’로 10년 만에 내한하게 된 맷 데이먼은 “10년이 지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그 당시 어디에 가고 싶은지 이야기하면서, 한국도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오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으며, 샤를리즈 테론은 “몇 달 전에 딸과 함께 한국에 여행으로 왔었다.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고 여기에 있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에 공식적으로 다시 올 수 있게 돼서 기쁘다. 무엇보다 ‘오디세이’라는 작품으로 오게 돼 기쁘다”고 털어놓았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현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는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로 평가받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엠마 토마스는 “영화가 정말 아릅답고 훌륭한 것이 우리의 소울을 채워주기도 하고, 다른 문화권에서도 보편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다. ‘오디세이’는 보편적인 이야기다. 시네마의 중요한 점은 모든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거 같다”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디세이’는 놀란 감독이 20년 넘게 품어온 꿈의 프로젝트이자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 감독으로서 오랜 시간 구상해 온 비전과 영화적 도전이 집약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서구 문화의 근간을 이룬 ‘오디세이아’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인간의 의지와 귀향, 신과 인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놀란 감독 특유의 장대한 스케일과 철학적 시선으로 담아냈다.
그동안 한국에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꾸준하게 드러냈던 놀란 감독은 “정말 오랫동안 영화를 들고 한국에 오고 싶었다. ‘인터스텔라’부터 그랬던 거 같다. 한국 관객들이 ‘인터스텔라’를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됐고, 시네마에서도 오랫동안 상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데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가본 적이 없는 나라에서 좋아한다는 것이 신기했고, 꼭 가보고 싶었다”며 “영화를 가지고 가서 관객들과 이야기하고 싶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많은 이유로 한국에 올려고 했었는데 코로나 로 인해 못 온 적도 있었다. 이번에 ‘오디세이’로 오게 됐는데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오디세이’는 회상 장면과 병행 서사, 이야기 속의 이야기 등이 어우러진 비선형적 구조를 바탕으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와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신과 괴물, 거센 폭풍이 끊이지 않는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와 사라진 아버지의 흔적을 쫓으며 어머니 ‘페넬로페’와 왕가를 위협하는 구혼자들에 맞서는 ‘텔레마코스’의 여정이 긴밀하게 맞물리며 장대한 서사를 완성한다.
엠마 토마스는 ‘오디세이’에 대해 “영화의 스케일 자체가 아주 어마어마하다. 사실 스케일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기에 아주 놀라지 않았지만, ‘다음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대한 놀란의 답변을 들을 때마다 매번 놀란다. 놀란은 매번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고 기회를 잘 활용해서 최대한 다음 작품으로 이어가려고 한다. 이번 작품이 특별한 것도 그것 때문이다. 그는 이 이야기를 그냥 각색해서 영상화하는 것이 아닌, 역대 최고의 기술과 제작비로 만들었다” 감탄했다.
이에 놀란 감독은 ”엠마와 저는 모든 작업을 같이 한다. 이 정도까지 저를 잘 이해하고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크리에이티브한 관점에서 잘 해주고, 저희 의도를 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자로서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 인물이 교차하는 이야기 구조는 ‘오펜하이머’를, 서로 다른 극한의 환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인셉션’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대규모 전투와 위험한 장소로의 침투를 담아낸 액션 시퀀스는 ‘덩케르크’ ‘테넷’에서 선보였던 놀란 감독의 강점을 집약해 그의 영화적 세계를 관통해 온 특징들을 하나의 작품 안에 완성도 높게 담아낸다.
놀란 감독은 왜 영화관에서 ‘오디세이’를 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극장은 영화라는 매체를 집단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심리적으로 나의 주관적인 인사이트이지만, 이것을 극장에서 보게 될 경우 다른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 이는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이다. 정말 매우 독특하고 극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와 극장은 색다르고 유니크한 매체라고 생각한다. 극장만한 경험이 없다고 전하고 싶다. ‘오디세이’ 같은 경우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찍었다”고 전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목마’ 계략으로 승리를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가 기다리는 고국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펼치는 장대한 여정을 그린다. 광활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끝없는 항해와 대규모 전투,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시련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디세우스’는 수많은 위험을 헤쳐 나가며 귀환이라는 운명적 여정을 이어간다. 샤를리즈 테론은 ‘오디세우스’를 자신의 섬에 붙잡아 두는 신비로운 존재 ‘칼립소’를 연기한다.
“놀란 감독이 전화로 ‘오디세이’를 맡기고 싶다 하셨을 때 그때부터 저에게 최고의 기회이자 경험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문을 연 맷 데이먼은 “놀란 감독과 두 편의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도 작업 과정이 훌륭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가 접근법 측면에서 비슷하면서 훨씬 힘든 프로젝트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오디세이’는 제가 희망했던 모든 것이었다. 야심찬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전체를 아이맥스로 촬영하겠다고 했던 것이 최초였다. 매일 수백명의 스테프가 작업했고 그만큼 열심히 열정적으로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샤를로즈 테론은 놀란 감독과의 작업 소감에 대해 “감독님은 일관성이 있으신 분이다. 이번에 처음 작업했고 후반부에 합류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맷 데이먼에게도 질문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가 촬영장에 갔을 때 어느 정도 숙지하고 갈 수 있었다”며 “놀랍다기보다는 감동을 받은 것은 감독님께서 촬영장에서 너무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는 점이었다. 독립영화를 찍는 듯한 친밀함이 있었다. 워낙 스케일이 창대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작업할 줄 몰랐는데, 그래서 오히려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칼립소’라는 역할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돼서 기뻤고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칼립소는 마음을 열고 들어주면 되는 거 같다. 대본을 보고 놀란 감독님을 믿고 나아갔다. 아무 완벽했다”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놀란 감독은 ‘오디세이’를 보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영화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체험하고 원하는 답을 떠올리기를 권장하고 싶다.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한다. 이 영화를 보시고 이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최대한 잘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재밌고 모험이야기로 만들었기에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맷 데이먼은 “저도 감독님의 의견에 동의한다. 약간 떨린다. 영화를 선보이게 돼서 설레고 떨리는 순간이다. ‘오디세이’를 본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실지 궁금하다. 원작처럼 자신의 인생이 어느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주는 울림이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지점에서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를로즈 테론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 중 가장 아름답다 생각하는 것은 개인적인 체험을 하게 되고, 극장을 떠날 때 새로운 경험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오디세이’가 좋은 대화를 촉발시키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했으며, 엠마 토마스는 “영화를 영화로서 즐겼으면 좋겠고, 봐주시는 분들이 해주시는 말씀을 잘 받고 재밌게 듣겠다. 저에게 영화 극장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공감하고 유대감을 경험하는 집단적 체험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셨으면 한다. 다양한 주제가 포함돼 있기도 하지만, ‘오디세이’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연결’과 ‘유대감’이기다. 이는 3천년 전이나 5년 전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오디세이’는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