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항준 감독에게 생애 첫 ‘천만 감독’ 타이틀을 안겼다.
그가 내걸었던 황당무계한 ‘천만 공약’의 행방과 함께, 찐친들의 유쾌한 반응이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개봉 전 라디오 방송에서 “1000만이 넘으면 개명하고, 성형 수술을 하고, 다른 나라로 귀화해 요트 선상 파티를 열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왕사남’이 진짜로 1000만을 넘겨버리자, 그는 다급히 수습에 나섰다.
장 감독은 “당연히 1000만이 안 될 줄 알고 던진 말인데 진짜 눈앞에 오니 당혹스럽다. 뱉은 말을 어떻게 다 지키고 사나. 전 세계에 예수님, 부처님 말고 그런 분이 어딨냐”며 뻔뻔하면서도 유쾌한 ‘공약 파기’를 선언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성형을 하려면 얼굴 전체를 재건축해야 해서 감당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며, 허무맹랑한 공약 대신 오는 12일 광화문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커피차를 쏘는 이벤트로 감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20대 시절부터 장 감독과 동고동락해 온 연예계 절친들의 반응도 화제다. 최근 예능에 출연한 가수 윤종신은 장 감독의 1000만 흥행 코앞 소식에 “내가 본 사람 중 최고의 인생”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윤종신은 “20대 백수 시절 내 집에 살면서 나를 만나 1차 복지가 해결됐고, (아내인) 김은희 작가를 만나 인생의 모든 게 해결됐다. 그런데 거기에 ‘1000만 영화’라는 덤까지 왔다”며 찐친 특유의 팩트 폭력을 뽐냈다.
여기에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마저 장 감독에게 “너무 큰 일을 해냈다. 박수받아 마땅하다”는 축하 문자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장 감독은 “살다 보니 거장에게 칭찬받는 날이 온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유쾌한 행보 이면에는 감독으로서의 진중한 진심도 묻어났다. 1000만 돌파 직후 진행된 서면 일문일답에서 장 감독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라 가족 모두 기쁘면서도 조심스럽다. 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면, 반대의 나쁜 일도 있을 것 같아 두렵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는 어느 관객의 한 줄 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백수 시절을 거쳐 아내 김은희 작가의 명성에 가려져 있던 ‘신들린 꿀팔자’ 장항준이 오롯이 자신의 연출력으로 1000만 감독 반열에 오르며, 극장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유쾌한 축포가 터지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