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광주는 10월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32라운드 대구 FC와의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광주는 세징야, 정재상에게 연속 실점하며 0-2로 끌려갔지만,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2-2 동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진시우의 경고 누적 퇴장과 경기 막판 두 번째 페널티킥을 내주며 세징야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광주 이정효 감독이 대구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대구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안영규, 신창무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안영규에겐 K리그 통산 300경기, 신창무에겐 K리그 통산 200경기를 축하하는 날이었다. 결과가 좋았다면, 의미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 K리그에서 200, 300경기를 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선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 많은 팬이 홈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따라가려고 했다. 역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약간 부족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Q. 진시우가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내준 데 이어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진시우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은가.
딱히 해주고 싶은 말은 없다. 첫 번째도 아니고 두 번째였다. 자기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거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훈련장에서부터 보여주면 된다. 그 상황만 보면, 진시우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팀의 실수로 상대가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들어왔다.
Q. 전반 종료 후 정지훈에게 메시지를 전한 듯했는데.
정지훈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작은 디테일이다. 정지훈은 ‘자기가 팀에 공헌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공간이 있으면 과감하게 나아가야 한다.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공 뺏기는 걸 두려워해선 안 된다. 뺏기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어떻게 나아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나는 공을 빼앗기는 걸 두려워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 정지훈은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선수다. 좀 더 자신 있는 볼 터치와 공간 활용을 주문했다.
Q. 오후성이 이날 팀의 두 번째 페널티킥을 찼다. 계획된 것이었나.
머릿속으론 헤이스를 떠올렸다. 오후성이 페널티킥 연습 때 아주 잘 찼다. 헤이스에게 1경기 2개의 페널티킥은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헤이스, 오후성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눴다. 헤이스가 오후성에게 양보했다. 헤이스는 부족한 점이 하나도 없는 선수다. 보고 배울 점이 아주 많다.
Q. 내일 FC 서울(vs 수원 FC), 강원 FC(vs FC 안양)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 K리그1 파이널 A 진입 경쟁이 더 치열해질 듯하다. 10월 A매치 휴식기 후 울산 HD 원정이 더 중요해질 듯한데.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마지막 경기다. 어떻게 준비할 건가.
오늘 경기에서 이겼다면, 자력으로 파이널 A행을 노릴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우린 패했다. 우리가 기회를 차 버린 거다. 남이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은 갖지 않으려고 한다. 서울이든 강원이든 내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우리가 할 건 더 큰 노력이다. 발전하기 위해서 오늘보다 2, 3배, 100배 더 노력하면 된다. 홀가분하게 서울, 강원 모두 승리했으면 한다. 우린 파이널 B를 준비하면 된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