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카’ 루카 돈치치의 위대한 리더십이 슬로베니아를 유로바스켓 8강으로 이끌었다.
슬로베니아는 지난 8일(한국시간) 라트비아 리가의 샤오미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5 FIBA 유로바스켓 16강전에서 84-77로 승리했다.
돈치치가 있기에 슬로베니아를 ‘언더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도 경기 전 ‘빅독’으로 불린 건 이탈리아였다. 그들은 까다로웠던 C조를 2위로 통과한 강팀. 그러나 ‘돈치치 매직’은 그런 이탈리아를 무너뜨렸다.
돈치치는 이날 3점슛 5개 포함 42점 10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살리우 니앙을 중심으로 돈치치를 막아내려고 했다. 슬로베니아는 돈치치 원맨팀이기에 그만 막으면 무너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돈치치는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
니앙은 “돈치치와 맞붙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우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또 좋은 수비를 했으나 돈치치는 역시 돈치치였다. 정말 힘들었다. 후반에 그를 막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슬로베니아는 돈치치 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 클레멘 프레벨리치(11점)뿐이었다. 돈치치를 적극 경계한 이탈리아 수비에도 동료들의 지원 사격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돈치치는 위대한 승리의 중심에 섰다.
더욱 놀라운 건 돈치치가 단순히 에이스를 넘어 리더로서 슬로베니아를 각성,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돈치치는 전반 막판, 45-38로 앞선 상황에서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작전타임 도중 감정 어린 연설을 했다.
돈치치는 “우리가 7점을 리드하고 있어, 모두 진정해. 다들 긴장했어. 단지 7점차야. 집중해야 해. 우리끼리 싸울 필요 없어. 상대는 저쪽(이탈리아)이야. 우리가 서로 싸우는 게 아니라고. 자, 가자!”고 말했다.
슬로베니아는 이후 이탈리아에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결국 승리했다. 19점차 리드가 막판에 좁혀지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최후의 승자는 슬로베니아와 돈치치였다.
한편 슬로베니아와 돈치치는 2023 FIBA 필리핀-일본-인도네시아 농구월드컵 챔피언 독일과 8강에서 만난다. 독일은 세르비아, 프랑스, 스페인이 ‘광탈’한 가운데 튀르키예, 그리스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8월 초, 유로바스켓 대비 독일과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고 모두 패배했다. 돈치치가 출전한 1차 평가전에선 89-103으로 무너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