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릅택동’이 오랜만에 등장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이례적으로 기고문을 실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현시점 외교의 수단으로 농구의 역할을 강조했다.
‘CNN’에 의하면 제임스는 기고문을 통해 “농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우리를 연결하는 다리”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관세 문제로 인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언급한 상황. 중국은 이에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90일 동안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임스의 ‘인민일보’ 기고문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외국 스포츠 스타의 기명 기고문을 실은 건 드문 일이다. 외국 스포츠 스타들이 중국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보통 중국 SNS를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제임스는 SNS가 아닌 ‘인민일보’를 통해 이례적으로 소통한 셈이다. 과거 ‘릅택동’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에 있어선 관대했던 그가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심지어 제임스는 청두 방문을 마무리,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토록 따뜻한 환영과 사랑을 받는다는 건 내게 엄청난 경험이다. 이 마음을 다시 지역사회와 이 나라에 돌려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제임스의 이번 중국 방문, 그리고 ‘인민일보’ 기고문은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현지에서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다소 과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대릴 모리 단장은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고 곧 글을 지웠으나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었다. 야오밍의 팀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자랑한 휴스턴 로케츠 단장의 메시지는 중국 내에서 엄청난 반응을 낳았다.
그러나 NBA는 이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라며 감싸 안았다. 결국 중국은 NBA와의 교류를 끊었고 1년 동안 중계조차 없었다. 2022년에 중계가 재개되면서 다시 한 번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제는 제임스가 모리 단장에 대해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한 것. 그는 “모리와 말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당시 상황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는 그런 말을 했다. 재정적,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SNS로 발언, 행동할 때 조심해야 한다. 물론 언론, 표현의 자유가 있으나 그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모리가 잘못된 정보를 받았거나 상황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그걸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그것 또한 그의 선택일 것이다.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 나의 믿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제임스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외면한 건 결국 사업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실제로 그때는 중국이 NBA 관련 모든 사업을 취소, 이로 인해 큰 피해가 있었다.
다만 흑인 관련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이에 대한 발언을 아끼지 않았던 제임스가 ‘홍콩 시위’에 대해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릅택동’, ‘칭 제임스’ 등 여러 조롱이 가득했다.
한편 NBA와 중국은 과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모리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이후 5년 넘게 교류가 금지됐으나 오랜만에 브랜드 재건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스테판 커리, 디애런 팍스 등 NBA 스타들이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커리는 올 여름에도 중국을 찾았다.
오는 10월에는 브루클린 네츠와 피닉스 선즈가 마카오에서 두 차례 NBA 프리시즌 매치를 갖는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