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레전드’ 맷 브라운이 잭 델라 마달레나 코치진을 향해 ‘극딜’했다.
마달레나는 지난 이슬람 마카체프와의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5라운드 내내 압도당하며 만장일치 판정 패배했다.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면서 충격적인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25분 동안의 혈투 속, 마달레나 코치진이 보여준 모습에 브라운은 참지 못했다.
마달레나는 마카체프의 막강한 레슬링을 잘 알고 있었으나 4번의 테이크 다운을 모두 허용했다. 그리고 19분 10초 동안의 컨트롤 타임을 내주기도 했다.
그만큼 마카체프의 레슬링은 대단했다. 마달레나가 벨랄 무하마드의 레슬링 공세를 잘 막아낸 것을 고려하면 이만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 건 놀라운 일이었다. 반면 마달레나는 무하마드전에서 보여준 스크램블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과거 ‘스턴건’ 김동현 포함, 강한 그래플링을 보유한 파이터들을 수차례 만난 브라운이기에 이 상황은 공감이 되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는 자신의 팟캐스트 ‘더 파이터 vs. 더 라이터’에서 마달레나 코치진의 코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미 경기 후 SNS를 통해 “정말 끔찍했어”라고 전하기도 한 그다.
브라운은 “내게는 정말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경기 내내 계속 마달레나가 ‘불타오르게’하는 말만 하더라. 나는 마달레나가 불타오르더라도 다른 걸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했다. 이미 마지막 힘까지 다해 싸우고 있었다. 얼굴을 찡그리며 버텼고 서브미션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미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더 해야 한다며 소리치는 게 무슨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더 진정해야 한다고 하는 게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항상 지난 라운드에 대해 생각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건 골프와 비슷하다. 볼을 어디에 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음 샷을 통해 핀에 더 가깝게 가져가는 것만 생각해야 한다. 과거만 떠올리면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달레나의 코치 벤 비커스는 “그 X같은 슬픈 표정 좀 치워! 마지막 5분이 네 인생의 전부야. 이 싸움을 끝내려면 주먹 한 방이면 돼, 알겠어? 저 자식을 때려야 한다고. 아직 건드리지도 못했잖아. 가서 잡아야 해. 위험을 감수하고 제대로 된 데미지를 주고 오라고!”라며 외쳤다.
다만 브라운 입장에서 이러한 외침은 오히려 독이 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나였다면 ‘테이크 다운이 들어올 때 다리를 빼고 엉덩이를 무겁게 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 조언을 듣고 싶었다.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술적인 조언이다. 마달레나와 코치들의 관계, 팀 문화는 모르겠는데 그 순간 동기부여나 하는 조언을 듣고 있으니 미치겠더라. 이건 하이 레벨에서 코칭하는 방식이 아니다. 마달레나는 이미 챔피언인데 동기부여를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이미 이기려고 온 사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브라운이 이처럼 반응하는 건 그 역시 현역 시절 비슷한 경험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동현은 물론 데미안 마이아와 같은 강력한 그래플러에게 고전한 경험이 있다.
브라운은 “외부에서 봤을 때 마달레나는 마카체프의 서브미션을 방어하고 살아남는 것에 집중한 듯했다. 그의 서브미션 디펜스는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레슬링에 대한 저항은 거의 없었다”며 “나도 마이아와 싸울 때 리어네이키드 초크 방어에만 집중했다. 결국 경기 내내 등을 내주고 방어만 했다. 마달레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바라봤다.
아쉬운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만큼 마카체프의 레슬링, 그리고 컨트롤은 압도적이었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수준의 레벨, 마달레나가 운이 없었을 뿐이다.
브라운은 “마달레나는 마카체프와 같은 선수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았다. (크레이그)존스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짓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마카체프는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마달레나는 그 정도의 압박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달레나는 서브미션 디펜스를 정말 잘했으나 마카체프가 어떤 괴물인지는 깨닫지 못한 것 같다. 그건 오히려 마카체프에게 큰 찬사를 보내는 부분이다. 그가 얼마나 특별한 파이터인지 보여줬다”고 더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