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존스의 진심 어린 사과(?), 그러나 ‘백사장’ 데이나 화이트의 마음을 돌려놓기에는 부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백악관 UFC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UFC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에서 존스의 자리는 없을 듯하다.
화이트는 최근 팟캐스트 ‘플래그런트’에서 존스의 백악관 카드 합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톰 아스피날과의 맞대결이 무산된 그때의 일을 언급했다.
화이트는 “존스와의 계약이 있었어. 아스피날과 싸우기로 합의했지.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그거 안 할래’라며 떠났어. 나는 그런 상황을 다시 경험할 수 없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존스는 아스피날과의 헤비급 통합 타이틀전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주범이다. 이후 은퇴를 선언했으나 백악관 대회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번복했다.
이후 화이트는 꾸준히 존스의 백악관 대회 출전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가 계속 노력했으나 외면했다. 결국 팟캐스트 ‘No Scripts’에서 “나의 지금 목표는 백악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지금은 화이트에게 시간을 주고 있다. 그는 나의 인생을 바꿔준 사람이다. 나의 자녀들의 삶도 바꿨다. 그에게 영원히 감사할 수밖에 없다”며 “아스피날전 구두 합의는 맞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잘못이었다. 그렇게 일이 진행된 건 분명 나의 잘못이었다”고 사과했다.
화이트는 ‘TMZ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한 번 들어봐. 존스는 내게 어떤 것도 사과할 필요 없다. 나와 존스가 좋지 못한 일을 겪었다고 해도 여전히 그가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건 사실이니까. 내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모두들 웃지만 존스는 역대 최고다. 그게 결론이다.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존스가 사과할 이유는 없다. 지난 수년간 존스와 함께한 경험은 정말 독특했지. 하지만 그 부분이 존스가 역대 최고라는 걸 부정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존스의 백악관 출전을 허락한 건 아니었다. 화이트는 여전히 불안정한 존스를 UFC 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회에 포함할 수 없었다. 과거처럼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그이기에 100% 확신이 없는 이상 출전을 허락할 수 없는 입장이다.
화이트는 존스가 UFC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하고 있으나 결국 신뢰의 문제가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완전히 다른 관계가 있다면 바로 코너 맥그리거일 것이다. 맥그리거는 화이트가 가장 신뢰하는 남자 중 한 명이다.
화이트는 “사람들이 맥그리거를 많이 욕하지 않나. 하지만 경기 3일 전에 가서 ‘상대 선수가 뛸 수 없다’고 하면 그는 ‘알았어, 운동하고 올게’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신경도 쓰지 않는다. 다른 의견을 요구하지 않고 30명과 전화를 하게 만드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다음 상대가 결정되면)‘누군데?’라고 답하고 끝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화이트에게 있어 맥그리거는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선수’였고 존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없는 선수’였다. 그 차이는 매우 크다.
물론 화이트가 존스의 사과를 받아주면서 이후 관계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결국 존스라는 확실한 흥행 카드를 100%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또 존스는 ‘불합리한 남자’ 알렉스 페레이라와의 역대급 슈퍼 파이트를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다만 화이트가 존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존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겸손한 모습이 가짜가 아닌 진짜라면 화이트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도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