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 NBA의 살아 있는 전설 크리스 폴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미국 ‘ESPN’은 11월 23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LA) 클리퍼스의 가드 폴이 자신의 21번째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한다”고 보도했다.
폴은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젊은 시절 때부터 경기 장면을 모은 짧은 영상을 공개하며 “정말 대단한 여정이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을 즐길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NBA에서 21번째 시즌을 맞이한 폴은 전성기를 보냈던 2011∼2017년 당시의 팀인 클리퍼스로 8년 만에 복귀해 뛰고 있다.
과거 클리퍼스에서 뛰는 동안 폴은 6시즌 중 5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4천23개의 어시스트를 쌓는 등 맹활약하며 팀을 매 시즌 플레이오프(PO)에 올려놨다.
2005-06시즌 뉴올리언스 호니츠(현 펠리컨스)에서 데뷔한 폴은 클리퍼스와 휴스턴 로키츠,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을 거쳤다.
2006년 NBA 신인상을 받은 그는 NBA 올스타에 12차례나 선정됐고, 2013년엔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폴은 미국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폴의 정규리그 통산 기록은 1천364경기 출전 평균 16.9득점, 9.2어시스트, 4.4리바운드다.
리그 최고 가드로 꼽혀온 전설급 선수지만, 폴은 데뷔 이래 아직 한 번도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했다.
폴은 2020-21시즌 피닉스 선스 소속으로 NBA 파이널 무대에 올랐지만,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맹활약한 밀워키 벅스에 발목을 잡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폴의 은퇴 소식에 르브론 제임스가 응답했다.
제임스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의 마지막을 ‘포인트 갓’이란 단어로 정리했다.
제임스는 자신의 SNS에 폴이 올림픽 금메달을 깨무는 사진을 올렸다. 덧붙여 “포인트 갓!!! 멋진 여정이었다”라는 짧은 문구를 남겼다. 경례 이모티콘도 함께였다.
길지 않았다. 대신 확실했다.
제임스가 폴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폴은 오래전부터 ‘포인트 갓’으로 불렸다. 폴은 패스, 미들슛, 경기 운영 등 포인트 가드가 갖춰야 할 모든 걸 보여준 선수다.
제임스는 폴의 은퇴를 ‘여정의 끝’이 아니라 ‘역사의 한 장’으로 표현했다.
두 선수가 함께 만든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가 조용히 막을 내린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