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의 폭정에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 93-94로 패배했다.

명승부였다. 한국가스공사는 1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The King’ 허훈의 원맨쇼에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석연찮은 판정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가장 크게 이슈가 된 건 연장 1분경, 허훈이 정성우의 얼굴을 가격한 것이었다. 이후 3점슛까지 들어가면서 88-90, 역전이 됐으니 한국가스공사는 곧바로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이에 한정원 심판은 “한국가스공사의 불리지 않은 폭력 행위에 대한 비디오 판독 결과, 농구 플레이 중 일반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으로 폭력 행위는 아닌 것으로 판독되었다”고 설명했다.

KBL 심판진은 허훈의 팔이 정성우의 얼굴을 고의로 가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물론 공격자 파울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휘슬이 울리지 않은 상황에서의 비디오 판독이었기에 공격자 파울로 정정할 수 없었다.

KBL은 이후 한국가스공사에 경기 종료 2분 전 보고서를 보냈고 여기에는 허훈의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은 아니었으나 일반적인 접촉 상황으로 오펜스 파울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 즉 오펜스 파울을 놓친 오심이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끔찍한 오심이 있었던 것. 한국가스공사가 93-92로 앞선 상황, 허훈이 림 어택을 시도했고 이때 닉 퍼킨스와 충돌하며 파울이 불렸다. 허훈은 자유투를 놓치지 않았고 93-94로 역전, 한국가스공사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문제는 퍼킨스가 허훈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숀 롱에게 밀렸다는 것. 명백한 오펜스 파울이었으나 KBL 심판진은 이를 놓쳤다. 만약 롱의 오펜스 파울이 불렸다면 한국가스공사가 공격권을 가진 상황에서 3.2초가 남았기에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끔찍한 오심 한 번에 승패가 바뀌었다.

한국가스공사가 큰 불만을 보인 것도 이 부분이었다. 결국 승패로 직접 연결되는 확실한 오심이 나왔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KBL도 오심이었음을 인정했다. 앞서 언급한 경기 종료 2분 전 보고서에서 롱이 명백히 미는 행위가 있었기에 오펜스 파울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여기에 SJ 벨란겔은 고의적인 발 걸기가 의심되면서 재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연장 1분경 롱에게 스틸 허용 후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범했고 이때 고의로 발을 걸었다는 것. 올 시즌 김영현이 고의적인 발 걸기로 제재를 받았으나 그때는 고의적인 행위가 확실했다. 하지만 벨란겔의 경우는 달랐다.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롱과 겹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KBL은 김영현과 같은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벨란겔은 이에 아쉬움을 담은 글을 SNS에 남겼다. 그는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인정하면서도 고의적인 발 걸기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자신의 농구 인생에서 상대를 고의로 다치게 한 적은 없다며 억울함을 전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KBL은 기본적으로 심판 내부 징계에 대해선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결정하고 있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신뢰할 수 없다.

또 재정위원회의 판단도 어처구니없다. 김영현과 벨란겔의 문제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제재는 같았다. 김영현의 경우 이해할 수 없는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벨란겔의 경우 재정위원회까지 가야 할 정도인지 의심할 수준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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