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승부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부진했다. 과연 다음 등판에서는 반등할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에 0-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5연패 늪에 빠진 3위 롯데는 50패(58승 3무)째를 떠안았다.
선발투수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뼈아팠다. 초반부터 한화 타선에 혼쭐이 나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
1회말은 좋았다. 손아섭(2루수 땅볼), 루이스 리베라토(3루수 플라이), 문현빈(좌익수 플라이)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회말 들어 시련이 찾아왔다. 노시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채은성에게 우중월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하주석의 좌전 안타와 김태연의 3루수 땅볼로 연결된 1사 1, 3루에서는 최재훈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도윤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손아섭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리베라토에게도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문현빈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노시환을 투수 땅볼로 이끌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3회말은 다시 깔끔했다. 채은성과 하주석을 3루수 직선타, 삼진으로 막아냈다. 후속타자 김태연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으나, 최재훈을 삼진으로 물리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3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 총 투구 수는 68구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측정됐지만, 한화 타선 봉쇄에 어려움을 겪었다. 팀이 0-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후 롯데가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패함에 따라 KBO리그 통산 첫 패전도 따라왔다.
벨라스케즈는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롯데의 승부수다. 당초 이 자리는 터커 데이비슨의 자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손을 잡은 데이비슨은 22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로 무난한 성적표를 거뒀다. 하지만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고, 7월 이후에도 매 경기 실점하는 등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데이비슨과 이별하고 벨라스케즈를 품에 안았다. 201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을 거치며 빅리그에서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적어낸 벨라스케즈가 분명한 경쟁력이 있다 판단했다. 올해 트리플A 성적 또한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로 좋았다.
롯데는 벨라스케즈의 영입 소식을 알릴 당시 “150km대 빠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너클 커브, 체인지업 등을 던지는 경험 많은 투수”라며 “특히 우수한 경기 운영 능력 등을 갖춰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8일 입국한 벨라스케즈는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단 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전반기 도중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와 손을 잡아 현재 에이스로 활약 중인 알렉 감보아도 한국 무대 첫 경기였던 5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한 바 있다. 과연 벨라스케즈는 다음 등판에서 반등하며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덜게 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