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올해 한국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독수리 군단의 정상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에 7-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만들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규리그 2위(83승 4무 57패)로 가을야구에 나선 이들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제쳤지만,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1위 LG(85승 3무 56패)에게 2-8, 5-13으로 완패했다.
다행히 이날은 달랐다. 한화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소중한 승전보와 마주하게 됐다.
반면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차전까지 순항하던 LG는 좋았던 분위기가 한풀 꺾이게 됐다.
한화는 투수 코디 폰세와 더불어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하주석(유격수)-최재훈(포수)-이도윤(2루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손주영.
기선제압은 한화의 몫이었다. 2회말 채은성의 중전 안타와 이진영의 3루수 땅볼, 하주석의 좌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 최재훈이 좌전 안타를 쳤다. 직후 상대 좌익수 김현수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이진영이 홈을 밟았다.
단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한화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이도윤이 내야를 살짝 벗어나는 플라이 타구을 날렸다. 이때 LG 유격수 오지환은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것을 재빠르게 캐치했고, 공을 앞으로 떨어뜨린 뒤 2루로 뿌려 1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켰다. 뒤이어 2루 주자도 2루와 3루에서 아웃되며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김경문 감독은 왜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았냐 항의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대량 실점 위기를 넘긴 LG는 3회초 곧바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선두타자 구본혁이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물꼬를 텄다. 이후 박해민, 홍창기는 각각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신민재가 좌중월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기세가 오른 LG는 4회초 역전에 성공했다. 2회말 실책을 범했던 김현수가 주인공이었다. 1사 후 비거리 125m의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갈 길이 바빠진 한화였지만, 타선이 손주영을 비롯한 상대 투수들에게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5회말에는 하주석의 볼넷과 이도윤의 2루수 땅볼로 2사 2루가 완성됐으나, 손아섭이 낫아웃으로 고개를 숙였다. 7회말에는 이진영의 볼넷과 하주석의 3루수 땅볼로 1사 1루가 만들어졌지만, 2루를 노리던 대주자 심우준이 아웃됐다. 이후 최재훈도 유격수 플라이에 그쳤다.
여유가 생긴 LG는 8회초 한 점 보탰다. 홍창기의 우전 2루타와 신민재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연결된 1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있던 김서현이 폭투를 범한 사이 3루 주자가 득점했다.
하지만 한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8회말 김태연의 좌중월 2루타와 손아섭의 우전 안타로 완성된 1사 1, 3루에서 문현빈이 1타점 좌중월 적시타를 쳤다. 노시환의 삼진과 채은성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는 대타 황영묵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으며, 심우준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어 최재훈도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리며 스코어는 7-3이 됐다.
다급해진 LG는 9회초 만회점을 뽑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화는 이번 한국시리즈 첫 승을 올리게 됐다.
한화 선발투수 폰세는 96개의 공을 뿌리며 6이닝을 3피안타 1피홈런 4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박상원(1이닝 무실점)-한승혁(0.1이닝 1실점)-김범수(0이닝 무실점)-김서현(1.2이닝 무실점)이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승리는 김서현에게 돌아갔다.
타선에서는 단연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심우준(1타수 1안타 2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최재훈(4타수 2안타 2타점), 문현빈(4타수 2안타 1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LG는 불펜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선발투수 손주영(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은 쾌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한화는 경기 후 불꽃놀이를 진행했다. 한화 관계자는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글스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는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의 뜻을 김승연 구단주께서 전하고자, 경기 종료 후 불꽃 공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