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축구 해설가 둥루의 충격적인 주장에 ‘14억 대륙’ 중국이 놀랐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최근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카보베르데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자 전 세계 축구계는 물론 중국에서도 큰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유명 축구 해설가 둥루 역시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자신에게 20억 위안(한화 약 3990억원)만 주어진다면 중국을 월드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둥루는 “우리가 학교 축구에 투자한 200억 위안(한화 약 3조 9900억원) 중 20억 위안만 내게 줬다면 이미 중국 축구를 월드컵에 진출시켰을 것이다. 우리는 돈을 잘못 쓰고 있다. 중국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부족한 게 아니다. 카보베르데에 또래 남자아이가 몇이나 되겠나? 고작 2000명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보베르데는 자국 리그 수준이 매우 낮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역시 월드컵게 출전했지만 그 나라의 리그를 본 적이 있나? 그들의 최고 선수들은 모두 해외에서 뛴다”고 더했다.
둥루는 중국 축구의 미래는 슈퍼리그보다 해외 리그에서 성장하는 선수들에게 있다고 전했다. 카보베르데가 자국 리그가 아닌 해외 리그 중심의 선수들로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것이 근거. 그는 “중국이 월드컵 꿈을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해외 리그로 진출하는 엘리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한계를 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주장에 ‘소후닷컴’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매체는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진출은 단순한 기적이 아닌 오랜 시간 추적된 축구 문화와 정교한 유소년 시스템 덕분이다. 중국이 이러한 인프라 구축 과정을 건너뛰고 엘리트 시스템으로 곧바로 진입하려는 건 근본 없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해외 리그로 진출하는 시스템에 대해선 일부분 동의했다. ‘소후닷컴’은 “둥루의 주장 중 이 부분은 사실이다. 일본 축구가 성공한 것도 해외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 덕분이다. 그 전제에는 탄탄한 J리그가 있다. 중국이 슈퍼리그를 무시하고 해외 리그 선수들에게만 의존한다면 이 구조는 완전하지 않다. 국내 및 해외 육성은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고 바라봤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오래 갈 수 없다. 결국 월드컵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 그에 따른 자국 리그의 발전과 이를 통한 해외 리그 진출이 올바르게 이어져야 한다.
사실 이러한 구조를 구축하는 건 1, 2년 사이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대한민국도 아직 이와 같은 시스템이 완전하다고 볼 수 없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 있는 상황. 중국은 이들과 비교하기에는 많이 밀려난 입장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