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유병훈 감독이 11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수비수 권경원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말했다.
유병훈 감독은 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2025 35라운드(파이널B 2라운드) 울산HD전이 끝난 후 “대표팀에 권경원과 같은 경험이 많은 수비수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날 안양은 울산을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울산 고승범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안양은 전반 22분 마테우스가 페널티킥 기회에서 조현우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전반 38분 모따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고, 기세를 몰아 후반 10분 이창용의 역전골, 후반 31분 채현우의 쐐기골로 짜릿한 승부를 완성했다.
안양은 승점 3을 더하며 45점(13승 6무 16패)으로 7위(파이널B 최상위)에 올랐다. 8월 15일 포항스틸러스(0-1전) 이후 7경기 무패(4승 3무)를 달리던 안양은 직전 광주FC전 0-1 패배 후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잔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유병훈 감독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울산의 공세를 잘 버텨낸 수비진을 극찬했다. 특히 후반전에는 10명이 뛴 울산을 상대로 중앙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준비하며 역전 기회를 노렸다. 비록 역전골의 주인공은 이창용이었지만, 권경원 또한 높게 전진해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권경원은 공격에서도 기점 역할을 맡았다. 채현우의 쐐기골 당시 중원까지 전진해 상대의 볼을 뺏어낸 뒤 마테우스에게 패스를 내줬고, 마테우스의 땅볼 크로스를 채현우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유병훈 감독은 권경원의 활약을 짚으며 국가대표 복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권경원은 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차전 이라크전 이후 홍명보호에 발탁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양 합류 이후부터다.
1992년생인 권경원은 이제 베테랑 수비수다. 전북현대, 샤바브 알 아흘리(두바이), 톈진 취안젠·텐하이(중국), 김천상무, 성남FC, 감바 오사카(일본), 수원FC, 코르파칸 클럽(UAE) 등 국내외를 오가며 활약했다. 프로팀 소속으로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17년부터는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1순위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백업으로서 언제나 안정된 활약을 펼쳤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민재를 대신해 선발 출전, 포르투갈전 2-1 승리와 함께 한국의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황선홍·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꾸준히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홍명보 감독 부임 후에도 이름을 올리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
지난 7월 코르파칸 클럽을 떠난 권경원은 K리그로 복귀해 안양에 보금자리를 텄다.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그는 탄탄한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을 선보이며, 합류와 동시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이번 시즌 안양은 3백과 4백을 혼용하고 있다. 권경원은 어느 포메이션이든 후방에서 제 역할을 수행 중이다. 그의 합류로 유병훈 감독은 중앙 수비수와 풀백을 오갔던 토마스를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해 공격적인 역할을 맡길 수 있게 됐고, 이는 시즌 하반기 안양의 핵심 전술로 자리 잡았다.
최근 대표팀 또한 전술 변화를 맞이한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 확정 후 3백과 4백을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국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3백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9월 미국·멕시코 원정 2연전, 10월 브라질·파라과이 홈 2연전에서도 3백을 내세워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현재 대표팀 수비에는 고민이 크다. 붙박이 주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한 자리를 버티고 있고, 그의 파트너를 찾고 있다. 최근까지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자랑했던 조유민(샤르자), 젊은 피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한범(미트윌란),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 박진섭(전북) 등이 경쟁 중이다.
권경원은 이들 중 가장 최고참이다. 유병훈 감독은 김주성, 이한범, 김지수 등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을 주목하면서도 대표팀 내 경험이 많은 선수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했던 그가 3백과 4백을 오가는 전술 변화에도 안정된 수비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