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월 A매치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11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손흥민이 후반 12분 볼리비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43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볼리비아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볼리비아전에서 2-0으로 이겼다.
볼리비아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강한 상대였다. 볼리비아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우린 전반전엔 상대를 수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전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팀은 그동안 해온 형태와 달리 포백으로 나섰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변형해서 짧은 시간 안에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몇몇 장면에선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론 좋은 수비 조직력을 보였다.
Q. 11월 A매치 2연전의 목표를 결과로 잡았다. 그 목표에 맞는 운영이었던 것 같다. 공격이나 수비나 구체적으로 어떤 콘셉트로 운영한 건가.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형태로 했다. 여기에 선수가 바뀌면서 선수 개개인의 특징을 살렸다. 전반전이 끝나고 나나 선수들이나 ‘이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강한 승리욕, 근성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콘셉트에 맞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이 2골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원했던 승리를 했다. 우리 선수들의 큰 노력이 있었다.
Q.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고 있다. 어떤 의중인가.
스리백과 포백 운용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파이브백을 활용한다면, 가운데 미드필더가 내려와서 할 수도 있다. 양 사이드에 위치한 이가 내려와서 숫자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선 수비 숫자를 1명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포백에서 파이브백으로 전환될 수 있다. 상대 팀에 맞게 운영할 계획이다. 다섯 명이 후방에 섰을 때 불편함이 전혀 없도록 해야 한다. 측면 공격수가 내려오면, 풀백이 중앙으로 들어와서 중앙 수비수 역할을 해야 한다. 큰 중요성이 있다. 하프 스페이스 수비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스리백을 활용하든 포백을 활용하든 선수들은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Q. 풀백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 같다.
김문환은 우리 팀에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아주 좋다. 오늘 대표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양 풀백 모두 경쟁이 이어져야 한다. 어떤 선수가 나서든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Q. 손흥민이 프리킥 골을 터뜨리기 전까진 존재감이 적었다. 오현규에 조규성까지 있는데 손흥민을 전방에 기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오현규, 조규성은 대표팀에 합류한 지 이틀 됐다. 대표팀에서 지켜보면, 유럽에서 합류한 선수들은 하루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오현규는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다. 조규성은 교체 투입을 미리 준비했다. 손흥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몸 상태도 좋았다. 오늘은 선발로 나서는 게 맞다고 봤다. 상대 수비가 강하게 붙어서 제 역할을 못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손흥민은 영리하게 득점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골을 넣기 전에도 제 역할을 해줬다.
Q. 경기력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아무리 약한 상대와 붙어도 전반전 득점은 쉽지 않다. 우리가 전반전부터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건 불가능하다. 상대도 전반전엔 힘이 있는 까닭이다.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지만, 상대도 힘이 있는 까닭에 수비에 틈이 적었다.
Q. 공격 패턴이 상당히 부족해 보였는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해왔던 포메이션과 다른 형태로 나섰다.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계속 노력하겠다.
Q. 3선에 다양한 선수가 서고 있다. 취약 포지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볼리비아전에선 원두재, 김진규가 중원을 책임졌다. 원두재, 김진규 모두 잘했다. 특히, 원두재는 포백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공을 잡았을 땐 자신의 강점인 전진패스도 여러 번 시도했다. 원두재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것치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현재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내년 3월 평가전에선 모두가 합류했으면 한다. 팀을 정비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그때 조합을 맞춰보고 월드컵으로 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조규성이 598일 만에 A매치 복귀골을 넣었다.
조규성은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피지컬엔 문제가 없다. 다만, 공격수로서 날카로운 부분은 더 가다듬어야 한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가 득점했다는 건 그 선수의 능력을 보여준 거다. 이달 평가전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고 본다. 조규성의 득점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