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찬호(26)는 14일 현재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꼴찌를 달리고 있다.
타율이 고작 0.236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은 0.314에 머물러 있고 장타력은 3할에도 못 미치는 0.296을 기록 중이다. OPS가 0.510에 불과하다. 장기이던 도루도 체력 저하 문제로 올 시즌엔 8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공격으로는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박찬호는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다. 그러나 팀 내엔 이를 극복할만한 대안이 없다. 결국 박찬호는 유격수 언터처블이 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럼에도 박찬호 자리는 언터처블이다. 박찬호는 무려 117경기서 유격수를 봤다. 팀이 치른 거의 대부분 경기서 유격수로 출장했음을 뜻한다.
유격수는 수비가 중요한 자리다. 센터 라인 수비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수비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박찬호의 타격 성적은 너무나도 좋지 못하다. 타선의 구멍 노릇을 하고 있다.
상대 팀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타순에 쉬어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완급 조절하기가 편해진다. 박찬호에겐 잘 맞지도 않지만 맞아도 단타만 내준다는 계산을 하면 편해진다.
A팀 전력 분석원은 "KIA엔 경계 해야 할 타자가 많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상위 타순을 지나가면 모든 선수들이 한결 수월해진다. 특히 박찬호가 포함된 하위 타선은 상대하기가 편하다. KIA는 9이닝 중 6이닝 정도만 공격하는 셈이다. 그 중심엔 박찬호가 있다. 박찬호의 타격에 대해선 거의 걱정을 하지 않는다. 잘 맞아봐야 단타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상대하는 입장에선 편하게 대처할 수 있는 타자다. KIA 내부적으로 마땅한 대안도 없는 듯 보인다. 올 시즌 뿐 아니라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A가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중 상당한 지분을 박찬호가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도 타격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거의 매일 타격폼이 달라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고민이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우스꽝 스러운 타격폼이 나타나기도 한다.
혼자 많은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칭스태프에게 배우는 것 뿐 아니라 스스로 영상을 찾아보며 자신에게 맞는 폼을 찾고 연구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그런 노력들이 결과물로 나타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KIA도 뭔가 대안을 찾아 볼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수비에서 아무리 큰 도움이 된다 해도 공격력에서 깎아 먹는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고민을 해 봐야 할 때가 지났다.
그러나 아직 팀 내에서 박찬호 정도의 실력을 가진 내야수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때 김규성이 대안으로 떠오른 적이 있으나 타격 능력이 박찬호 보다도 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는 박찬호에게 맡긴다는 계획의 일단을 밝힌 바 있다.
류지혁이 대안이 될 수는 있었다. 내야 전 포지션에 걸쳐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지닌 류지혁은 유격수로서 박찬호를 견제할 수 있는 팀 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문제는 류지혁이 유리몸이라는데 있다. 류지혁은 지난 해 KIA로 트레이드 된 이후 꾸준히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장기 공백을 겪어야 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을 드러냈다.
회복이 돼 다시 경기를 뛰고는 있지만 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운동량이 많은 유격수는 그래서 시키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한 KIA 관계자는 "류지혁을 박찬호 대안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너무 자주 생기며 이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활동 범위가 넓은 유격수를 맡겼다가 햄스트링이 재발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류지혁의 유격수 기용은 백지화 됐다. 내년 시즌에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올 시즌까지는 류지혁을 유격수로 쓰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내야수 김도영이 내년 시즌 입단을 하게 되지만 일단은 그래도 박찬호를 쓰겠다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복안이다. 신인 선수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게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도영이 입단 이후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선수 기용이 대단히 보수적인 윌리엄스 감독 스타일 상 내년에도 박찬호가 유격수를 계속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유격수 박찬호'는 언터처블이 되고 있다.
박찬호는 이렇게 팀 내 유일한 유격수 자원으로 나서고 있다. 타격에서 약점이 너무나도 크게 도드라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타선의 타격 능력 회복을 목표로하고 있는 KIA 입장에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현재로선 박찬호의 타격 능력 향상을 기대하긴 대단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