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 영건 남지민(20)은 올해 리빌딩을 목표로 내세웠던 팀이 얻은 여러 수확 중 하나다. 시즌 성적은 3경기 7⅓이닝 6실점 1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치지만 1군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1군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9월 23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2위 그룹에 5.5 경기 차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던 kt 타선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당찬 피칭을 선보였다.
남지민의 kt전 호투는 우연이 아니었다. 지난 12일 한국시리즈를 준비 중인 kt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t는 베스트 라인업을 들고 나왔지만 남지민을 상대로는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우완 영건 남지민. 사진=김재현 기자
남지민은 경기 후 “kt는 정규시즌 우승팀이고 강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더 내 공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며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한 타자 한 타자를 상황에 맞게 집중해서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승부욕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남지민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로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골편(뼛조각) 제거와 인대 재건술을 받으면서 데뷔 시즌을 재활에만 몰두해야 했다.
남지민은 다행히 순조롭게 몸 상태를 회복하면서 올해 꿈에 그리던 프로 마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 속에 등판 간격, 투구수 등을 세심하게 조절했고 조금씩 구위를 되찾아 갔다.
박정진 한화 투수코치는 “남지민은 재활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투구수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부상 방지를 항상 신경 쓰면서 등판해왔다”며 “패스트볼 회전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2000RPM 초반을 형성하는 등 점점 본인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좋은 상태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남지민은 “올해 수술 후 복귀 시즌이라 1군에서 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많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선발로 3차례 나섰고 내가 가다듬어야 할 부분,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올 시즌은 잘하려는 욕심보다 투구 시 감을 찾는데 중점을 뒀다. 직구 스피드는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회전수를 비롯한 세세한 부분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재활 과정에서 트레이닝 코치님, 불펜 스태프 등 많은 분들께서 저를 도와주셨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글스 우완 영건 남지민. 사진=한화 이글스
남지민의 시선은 벌써부터 내년으로 향한다. 2022 시즌을 겨냥해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고 겨우내 구슬땀을 흘릴 준비를 마쳤다.
남지민은 “일단 아프지 않도록 잘 준비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1군 마운드에서 전지는 것”이라며 “세 번째는 선발로 나가면 오래 버틸 수 있는 선수,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올해 퓨처스리그와 1군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며 “내년에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