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33)은 FA 협상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팬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어렵게 계약에 성공했다.
팬들은 협상 과정에서 양현종이 던진 "서운하다", "다른 팀을 알아볼 수 있다"는 말에 크게 실망을 표했다. 양현종으로선 데뷔 이후 처음 듣는 팬들의 질책이었을 것이다.
양현종이 돌아선 팬심을 다시 돌릴 수 있을까. 양현종이 양현종 다운 투구를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 된다. 사진=MK스포츠 DB 계약을 마친 뒤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단이 제시한 계약 조건은 4년에 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5억 원, 옵션 48억 원 등 총 103억 원이었다.
팬들은 이 조건에도 계약을 머뭇거렸던 양현종에게 실망을 드러냈다. 연봉이 4분의1 토막 난 계약이었지만 이 정도라면 양현종이 충분히 받아들여야 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난 팬심은 아직 확실하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다. 시즌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하면 여론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양현종은 일단 기량이 빼어난 선수다.
미국 진출 이후 실망스런 결과를 내기는 했지만 기량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양현종의 실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충분히 다시 에이스의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팀에서 양현종이 가장 우선시 됐던 이유다. 든든하게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며 팀 투수진을 이끌어 줄 투수"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KIA는 양현종의 미국에서의 기록도 다 살펴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여전히 공에 힘이 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특별함을 보여주는 투수다.
일정 기간 동안 휴식기를 갖는 선발 투수는 팬들에게 투혼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투구를 보며 피가 끓어 오르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어렵다. 짧은 이닝 동안 폭발력 있는 투구를 해야 하는 불펜 투수와는 또 다른 보직이다.
양현종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는, 많지 않은 선발 투수다. 그가 '대투수'로 불리는 이유다.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투혼을 발휘해 공을 던진다는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투수다. 양현종의 그런 모습은 돌아선 팬심까지 되돌릴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어떻게든 1이닝이라도 더 던지기 위해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투구는 양현종의 주무기다. 차갑게 식은 팬심을 다시 울릴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양현종은 계약 체결 이후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계약을 주저했던 모습에 실망한 팬심을 잘 읽고 있다. 마운드에서 이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각오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미국 진출 이전에 보여줬던 투구만 이어간다면 팬심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양현종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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