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의 절친인 한 야구인 A가 최근에 한 말이다. 그는 박석민에게 대단히 큰 실망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 음주 파문 이후 보여 준 박석민의 행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박석민이 이렇게 나올 줄 정말 몰랐다. 내가 아는 박석민은 좀 더 큰 결단을 하는 선수였다. 이제는 기대가 모두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인연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석민이 코로나 술판 파티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기는 커녕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적지 않은 잔여 연봉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A는 코로나 술판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박석민의 은퇴 가능성을 이야기 했었다. 박석민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A는 당시 "박석민이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연루된 사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후배들까저 모두 연관된 일로 사태가 커졌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박석민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은퇴로 남은 후배들이 최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박석민이 보여 준 행보를 생각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박석민은 평소 자신을 앞세우기 보다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끌어주며 야구 인생을 살아 왔다.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큰 실수를 한 만큼 자신이 책임지고 후배들을 보호하려 할 것'이라고 했었다.
A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후 박석민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오래지 않아 박석민의 행동의 이유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NC의 연봉 계약 발표 소식 이후 박석민이 왜 그리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조금을 알 수 있게 됐다.
술판사건에 연루된 박민우는 지난 해 6억3000만 원에서 4억2000만 원으로 대폭 연봉이 삭감 됐다. 이명기는 2억7000만 원에서 1억7500만 원, 권희동은 1억7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깎였다. 모두 30% 이상 연봉이 삭감됐다.
그러나 모임의 주동자인 박석민은 연봉이 한 푼도 깎이지 않았다. 옵션을 채워 FA 계약이 자동 연장 됐기 때문이다.
FA계약을 한 2020년 1월 NC와 ‘2+1년’ 계약 할 때의 옵션으로 올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됐다.
계약 내용은 2년 동안 16억 원을 보장하고 3년차 계약 실행과 옵션 총액을 더하면 최대 금액은 18억 원으로 늘어난다. 올 시즌 최대치로 받을 수 있는 연봉이 18억 원이었던 셈이다.
A는 "결국 돈 때문에 후배들을 외면했다고 밖에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아직 경찰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박석민이 홀로 책임지려 했다면 그 결과도 박석민이 책임지는 모양새로 끝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석민이 버티기에 들어가며 그 마저도 어려운 일이 됐다. 술판 파문으로 구단의 사장과 단장은 옷을 벗었는데 선수 중엔 책임지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박석민은 출장 정지가 남아 있어 올 시즌 절반 가까이를 뛰지 못한다. 돌아와서 어떤 플레이를 한다 해도 팬들의 용서를 받기 어려울 것 이다. NC도 난처한 입장일 것이다. 연봉이 지급되고 있으니 쓰기는 해야겠지만 술판 파문에 연루된 선수들이 모두 복귀를 하게 된다면 불명예를 뒤집어 쓸 것이 분명하다. 박석민의 용단이 두고 두고 아쉽다"고 말했다.
박석민은 진짜 리더십이 있는 많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어려운 후배를 도울 줄 알았고 어떤 선수건 평등하게 대했다. 후배의 실수를 감쌀 줄 아는 선수라고들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술판 파티 이후 누구도 박석민을 리더십 있는 선배라 말하지 않고 있다. 후배들을 구렁텅이로 몰아 넣은 주동자가 됐을 뿐이다.
일반인은 꿈에서나 상상해 볼 금액을 남겨 두고 물러서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석민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프로야구의 얼굴 노릇도 했었다. 그런 그가 꼭 필요한 순간에 용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끌려만 다니고 있다. 박석민은 연봉을 지켰지만 명예를 잃었다. 그의 뒷모습은 비루하기 짝이 없게 되고 말았다.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선수이기에 그의 추락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갑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