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하나 만만한 곳이 없겠지만 가장 애를 많이 태우는 부서는 스카우트 분야가 아닐까 싶다.
팀의 근간인 선수단 자원을 모아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 받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파트 역시 고된 직업이긴 마찬가지다.
LG 새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김치와 매운 음식을 잘 먹는 것으로 먼저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과연 좋은 출발이 야구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얼마 전 외국인 스카우트로 잔뼈가 굵은 한 야구단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외국인 스카우트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카우트는 모든 분야가 어렵지만 그래도 국내 스카우트는 선수들의 경기를 많이 지켜보며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떨 때 안 좋은지 안 좋을 땐 어떻게 슬럼프를 탈출하는지, 인성은 어떤지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외국인 스카우트는 그 부분이 취약하다. 직접 체크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현지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는 구단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전적으로 그들의 판단에 의존할 수도 없다. 영상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는 있지만 대부분 잘 할 때 영상만 편집돼 있어 효용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 그 선수의 적응력을 파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 외국인 스카우트들의 가장 큰 고충이다."
적응력은 선수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가장 큰 체크 포인트다. 아무리 커리어가 좋고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고 해도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올 수는 있어도 팀 워크에 저해가 되는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 야구를 인정하고 특유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함꼐 하는 야구를 추구하는 선수만이 팀에 진짜 힘이 될 수 있다.
그걸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어떤 초현대적인 데이터에도 나와 있지 않고 세이버매트릭스로 계산을 해볼 수도 없다. 그저 스카우트한 선수가 제발 잘 적응해 주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스카우트는 그러면서 김치 이야기를 꺼냈다. 김치 하나만 놓고도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는 것이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오면 김치 먹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김치를 좋아한다거나 매운 걸 잘 먹는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들이 있다. 적응력이 좋아 팀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너무 그런 부분이 강조되는 선수들은 다소 불안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 야구에 자신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활 부분으로 어필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워낙 많은 실패 사례를 겪다 보니 직업병 처럼 의심병이 도질 때가 있다. 김치 못 먹어도 좋으니 야구만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한다. 야구를 잘하고 팀 워크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음식 정도 까탈스러운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어찌됐건 김치 기사가 나오면 일단 긴장을 먼저 하게 된다. 아무래도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은 다른 문제에선 조금 예민한 경우가 있다. 수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생활 면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는 쪽이 성공 비율이 오히려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팬 입장에선 새 외국인 선수가 한국 음식에 적응을 잘한다고 하면 일단 기대부터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꼭 그런 것 만은 아닌 듯 하다.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기 때문이다. 성적이 좋아야 팀에 융화하기도 쉽고 일정 부분 양해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생긴다.
김치를 잘 먹느냐가 아니라 야구를 잘하며 팀에 잘 녹아드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앞으로는 김치 기사를 읽을 대 살짝 주의를 하는 것이 좋을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