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건재하다. 토종 선발진이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필승조를 2개조로 운영 할 수 있는 수준의 불펜이 모자람을 막아내 줄 수 있다.
이 투수력을 타자들이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가 주인공이다. 이 코치는 "좋은 투수력을 갖고 있는 팀 타자들 답게 공격해 나가야 한다"는 이론을 선수들에게 집중 주입하고 있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타자들에게 강력한 투수진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다. 많은 점수가 필요한 것이 아닌 만큼 1점씩 내는 팀 배팅에 좀 더 주목하라는 의미다. 사진=천정환 기자
강력한 투수력과 타격 능력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일까.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뜻일까. 이호준 코치에게 물어봤다.
이 코치는 "LG 타자들이 찬스에서 엄청나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크게 갖고 있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LG는 투수력이 좋은 팀이다. 승리까지 필요한 점수가 그리 많지 않다. 찬스때 한 점씩만 잘 달아나도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강한 투수력으로 많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있는 팀인 만큼 무조건 대량 득점을 해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투수들을 믿고 좀 더 부담감 없이 타석에 들어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코치의 생각이다.
이 코치는 그러면서 무사 2루를 예로 들었다. 이전의 LG 타자들은 무사 2루가 되면 어떻게든 자신이 안타를 쳐서 주자를 불러 들여야 한다는 의지로 불탔다.
의지를 갖는 것은 좋겠지만 그 의지가 부담이 돼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 코치는 그래서 팀 배팅을 강조했다. 안타가 아니더라도 득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팀 배팅을 통해 한 점씩을 쌓아가자고 강조 했다.
이 코치는 "무사 2루서 팀 배팅으로 3루까지 가고 내야가 전진 수비 안 하면 땅볼만 쳐도 1점이 들어온다. 좋은 투수들을 갖고 있는 팀인 만큼 1점의 무게감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겨울 동안 내가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이 이 부분이다. 이전까지는 무사 2루서 어떻게든 안타 칠 궁리만 했었다. 의욕은 좋지만 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점을 뽑는 야구를 생각하면 팀 배팅이 훨씬 확률이 높다. 투수들을 믿고 한 점씩 쌓아가는 야구를 한다면 LG 타격도 부담감을 덜고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좋은 투수들이 있다는 것을 타자들이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다 보면 대량 득점이 나와 투수들을 쉬게 해주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팀은 투.타 밸런스를 맞춰가게 되는 것이다.
이 코친는 "이전까지 LG 타자들은 타격 타이밍을 모두 앞에다 놓고 쳐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것이 있었다. 장타를 쳐서 단박에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타격 이론이다. 난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 타이밍이 좀 늦더라도 팀 배팅을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뒤에서 쳐도 좋다고 배웠다. 오히려 공을 몸에 붙여놓고 손목 힘으로 안타를 만들어 내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 타격 포인트가 지나치게 앞에 있다보니 유인구에 잘 속을 수 밖에 없었다. 찬스에서 가장 쓸모 없는 것이 삼진이다. 어떻게든 맞혀서 결과를 내야 한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치자고 강조하고 있다. LG 처럼 투수력이 좋은 팀은 야수가 공격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많은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찬스에서 무리하지 않는 야구가 지금 LG엔 필요하다. 그런 방향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 투수력을 믿고 타석에서의 부담감을 줄이자는 것이 이 코치의 이론이다. 그런 것이 팀 워크고 투.타 밸런스라 할 수 있다.
이 코치의 노력으로 LG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모두가 해결사가 되려는 야구에서 모두가 팀을 위한 스윙을 하는 타자들로 바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