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이 발목을 잡을 수 있었지만 '아기사자' 허윤동은 흔들리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고, 쾌투를 펼치며 시즌 2승을 챙겼다.
삼성 라이온즈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8차전에서 6-3 승리를 챙겼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동률을 맞췄다.
전날 삼성은 0-7로 완패했다. 실책 4개를 범하며 무너졌다. 안타수가 2개였으니 안타보다 범실이 더 많았던 셈이다. 삼성 선발 엘버트 수아레즈는 4실점을 기록했으나 자책점은 0이었다. 본인의 실책, 야수의 실책으로 인해 결국 패전의 멍에를 쓴 수아레즈였다.
삼성의 아기 사자 허윤동. 사진=MK스포츠 DB
15일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도 "14일 같은 경기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경기다. 우리 팀은 팬들에게 재밌고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무기력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 말아야 할 야구다. 아쉽다"라고 쓴소리를 내던졌다.
허삼영 감독의 말처럼 실책이 나오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날 경기 초반에는 삼성 야수들이 힘을 냈다.
3회 손호영을 깔끔하게 3루->2루->1루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날은 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흐린 날씨 속에서 진행이 되다 보니 뜬공 타구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애매한 뜬공 타구를 외야수들이 잘 처리했다.
전날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실책이 없으니 선발 허윤동이 힘을 내는 건 당연했다. 야수들이 까다로운 타구를 잘 처리해 주면, 그것만큼 투수에게 힘이 되는 일은 없다.
1회부터 허윤동은 쾌투했다. 최고 구속 145km 직구로 상대와 수 싸움을 이어갔다. 박해민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까다로운 상위 타순 김현수와 채은성을 모두 삼진으로 돌렸다.
2회는 이날 하이라이트였다. 오지환, 문성주, 유강남을 모두 헛스윙 삼진 아웃 처리했다. 주로 직구를 던지면서도 슬라이더, 포크,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상황에 맞게 던지며 상대와 싸웠다.
3회에는 2개의 안타, 1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온 야수들의 도움과 함께 만든 병살타,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4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2사까지 잘 잡았으나 문성주와 유강남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행히 144km 빠른 직구를 활용해 문보경을 뜬공 처리했다.
그런데 5회, 전날과 마찬가지로 또 범실이 발목을 잡을 뻔했다. 2아웃을 먼저 잡은 허윤동은 박해민을 상대했다. 박해민에게 중전 2루타를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유격수 이해승이 또 한 번 실책을 저지르며 박해민이 2루에서 3루로 향했다.
전날도 연이은 실책으로 분위기가 다운되고, 실점을 내줬다. 이날도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면 안 됐다. 다행히 이는 허윤동에게 해당 사항이 안 됐다. 허윤동은 강타자 김현수를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까지 던진 허윤동은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장필준에게 넘겨줬다. 이날 허윤동은 84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43개, 슬라이더 30개, 포크 6개, 커브 5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로 묵직했다. 평균 자책은 종전 4.50에서 3.32로 많이 내려갔다. 5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였다.
6-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니 승리 요건은 갖춰져 있었다.
9회 막판 흔들리는 위기가 있었지만, 선배들은 어린 사자의 승리를 지켜줬다. 경기가 팀의 6-3 승리로 끝나자 허윤동은 웃으며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실책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지만, 허윤동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미래의 사자 군단 에이스다웠다.
허윤동은 6월 콜업 이후 3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평균 자책도 2.81로 괜찮다.
경기 후 허삼영 감독도 "허윤동이 6월 콜업 이후에 자신감 있는 피칭을 해주고 있다. 선발 투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허윤동도 "경기 전 재성이 형과 빠른 볼 위주로 자신 있게 붙어보자고 말했는데 그게 잘 됐다"라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