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키움, 돌풍 키워드는? 자율·책임·관리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키워드는 자율·책임·관리다.

영웅군단의 기세가 뜨겁다. 최근 8연승으로 키움의 종전 시즌 최다 연승 기록(7연승)을 경신했다. 이처럼 긴 연승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올 시즌 키움은 8연승 1회, 7연승 1회, 4연승 1회, 3연승 2회를 각각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개막 최다 타이 10연승을 거둔 SSG보다 전체 연승 기록은 더 탄탄한 키움이다. 그 덕분에 키움은 79경기 50승 1무 28패(승률 0.641)로 1위 SSG에 1.5경기 차 뒤진 2위를 내달리고 있다.

연승도 1회에 그치면 ‘반짝’이지만, 반복되면 ‘저력’이다. 현재 키움은 부정할 수 없는 강팀. 이런 키움의 저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박정배 키움 불펜코치는 올 시즌 선수단 투수들의 스타일과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려 한다고 전했다. 자율은 올 시즌 키움 돌풍의 첫 번째 키워드다. 사진=김재현 기자
박정배 키움 불펜코치는 올 시즌 선수단 투수들의 스타일과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려 한다고 전했다. 자율은 올 시즌 키움 돌풍의 첫 번째 키워드다. 사진=김재현 기자
▲자율: “선수들 개성을 존중합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비롯한 키움의 코칭스태프가 올 시즌 공통적으로 꼽는 코칭 방향성이 있다. 바로 ‘선수들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선수단 문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각 선수가 가진 매커니즘-폼-밸런스 등도 선수간 고유성과 특징을 인정하는 방향이다.

대표적으로 올 시즌 팀 평균자책 1위(3.02)를 기록 중인 불펜진의 경우, 일괄적인 방향성이 없다. 각자 투구 전략, 피칭 디자인, 주무기, 스타일 등이 다양하다.

이에 대해 박정배 키움 불펜코치는 “감독님과 송신영 투수코치님, 그리고 나까지 코칭스태프가 최대한 각 투수들의 스타일과 개성을 존중해주려고 하고 있다”면서 “올 시즌 선전은 선수들이 잘한 덕분이다. 나는 최대한 손을 대려하지 않다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무언가 막혔을 때 도움을 주려고 다가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의 개인 철학이나 스타일에 따른 수직적인 지도방식이 투수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 그런 덕분에 올 시즌 키움 불펜은 필승조들이 든든히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마치 화수분처럼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다.

김일경 키움 수비 코치도 올 시즌 확 달라진 수비력의 비결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설명하면서 선수들의 수년간의 노력, 지난 코칭스태프들의 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일경 코치는 “오랜 기간 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 지난 코칭스태프들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간에 달라졌다기 보다 선수들이 잘 할 때가 된 것”이라며 “최대한 선수들에게 상황에 대한 ‘지적’을 하거나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개별적인 플레이 하나씩 지적하고 언급하다 보면, 결국엔 선수들의 자신감을 잃게 하고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의 창의성도 놓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디테일의 완성도를 캠프때부터 시즌을 치르며 점점 쌓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올 시즌 키움의 수비의 기본 철학은 있다. 김 코치는 “최대한 자세를 낮게, 그리고 먼저 움직여서 잡는 것”이라며 “포구에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덕분에 올해 키움 수비는 전체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단,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타격 역시 마찬가지다.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 또한 타자들의 개별 타격폼이나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되 개선 포인트, 반등 포인트를 잡아주는 방식으로 선수들과 소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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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자신의 역할은 확실히, 맡은 이닝은 끝까지 키움 마운드의 선전에 대해 홍원기 키움 감독이 강조하는 게 하나 더 있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거기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잘해주고 있는 게 선전의 비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도록 올해 홍 감독과 송신영 투수코치는 경기별 상황별 선수들의 등판 순서 등을 미리 정해놓고, 선수들에게도 미리 이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또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가능하면 투수들이 한 이닝을 마친 채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 감독은 “경기 전 상황에 따라 나오는 선수들이 미리 정해져 있고, 가능하면 ‘책임 이닝제’와 같은 형식으로 선수들이 맡은 바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라며 “그런 점이 선수들의 책임감을 키우고, 순조롭게 준비를 잘해서 상황에 맞게 던질 수 있게 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4월 말 마무리 투수 김태훈이 맹장염 수술로 이탈한 이후, 5~6월 키움은 문성현-이승호를 더블스토퍼 체제로 시기별로 나눠 번갈아가면서 기용하고 있다.

임시 가변적인 조치가 아닌 현재 컨디션이나 상황, 피로도 및 구위 등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하며 등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 또한 주간, 시기 또는 경기별 각자 책임 보직을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기에 과부하 없이도 순탄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동시에 올 시즌 39경기서 2승 22홀드 평균자책 0.70으로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셋업맨 김재웅은 1이닝 초과 등판이 단 한차례도 없다. 1이닝 미만 등판도 6월 23일 대구 삼성전 8회 1사 후 등판해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경우 단 한 차례 뿐이다.

시즌 내내 김재웅은 마치 공무원처럼 주로 8회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상황을 종료시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매 경기 무탈하도록 선전하는 김재웅이나, 필승공식을 한치도 변함없이 지키는 키움 코칭스태프나 대단한 건 마찬가지다.

‘책임은 철저히 지키지만 혹사는 없다’는 게 올 시즌 키움 구원진 운영 방식이다

키움은 다승 경쟁을 펼치던 에이스 요키시에게 휴식을 주는 깜짝 결단을 내렸다. 선발진과 구원진, 야수진 모두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키움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키움은 다승 경쟁을 펼치던 에이스 요키시에게 휴식을 주는 깜짝 결단을 내렸다. 선발진과 구원진, 야수진 모두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키움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관리 : 선발투수들은 시즌 중 휴가 갑니다 올 시즌 키움은 시즌 초 치열한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었던 외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 토종 최고 선발투수로 올라온 내국인 에이스 안우진을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열흘씩의 휴식을 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원태, 정찬헌, 타일러 애플러 등 나머지 선발 로테이션 멤버도 모두 한 차례씩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바 있다.

지역 구단의 모 감독은 키움 투수들이 한 차례씩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상황에 대해 기자에게 진의를 재확인하고 나서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페넌트레이스가 길다지만 선발투수들이 모두 10일 간 엔트리에서 한 번씩 말소되는 상황이 좀처럼 믿기지 않고, 그럴 수 있는 환경도 부럽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실제 키움은 올 시즌 거의 프로야구 역사에서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선수들을 선제적, 규칙적으로 1군에서 말소하고 있다.

물론 최근 말소된 타일러 애플러는 약간은 결이 다르다. 이 배경에 대해서 홍원기 감독은 “휴식 차원 보다는 재정비의 의미가 강하다”며 다른 선발투수들과는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의미가 크게 다른 것도 아니다.

5월27일 롯데전 완봉승 이후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애플러에게 휴식과 조정의 시간을 동시에 주겠다는 뜻. 미리 예정된 결정이었는데다, 그 자리를 다른 투수들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판단이기도 하다.

구원투수와 야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구원투수들의 경우엔 연투를 최대한 피하고, 휴식일로 지정한 날에는 어떤 경우에도 마운드에 올리지 않는다. 3일 한화전 2-1, 1점 차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휴식일이었던 셋업맨 김재웅과 마무리 투수 문성현을 내지 않고 김태훈-이영준-이명종-이승호가 도합 4이닝을 무실점으로 이어 던진 게 대표적인 장면이다.

10개 구단 대부분의 팀이 이런 기용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는 게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 과부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키움은 팀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이런 상황을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야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불가능한 포지션이나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다. 퓨처스 선수단에서 적당한 타이밍에 올라오는 야수들도 활약하며, 체력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자율·책임·관리의 조화는 비단 야구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모든 조직들이 적절하게 지켜야 할 요소다. 그리고 이런 이상을 현실에서 일부나마 실현하고 있는 키움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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