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스윙은 연습 배팅 때도 못 한다" 그래서 그가 4번 타자다

"연습 타격 때도 저런 스윙은 나오기 힘들다."

타격 전문가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 위원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홈런이 있었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키움전서 2회 한화 4번 타자인 김인환이 때린 홈런이 그것 이었다.

김인환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인환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인환은 이날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키움 선발 애플러의 초구(144km 패스트볼)를 걷어 올려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 때의 스윙이 이 위원의 감탄을 만들어냈다. 이 위원은 "완벽하게 노리고 친 공이었다. 연습 배팅을 할 때도 저 정도 자신감을 갖고 스윙하지 못한다. 실전에서 저런 스윙을 하는 선수는 거의 보지 못했다. 대단한 집중력과 파괴력,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스윙이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제 프로 1군에선 첫 시즌이나 다름 없는 김인환이다.

2016년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2018년 정식 선수로 등록된 뒤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비로서 빛을 보고 있다.

김인환의 이날 홈런이 빛을 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움츠러들고 기가 죽어 있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스윙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번 타자가 갖춰야 할 임팩트와 자신감,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 등이 모두 담겨 있는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김인환은 최근 타격 페이스가 썩 좋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184에 불과했다. 한 번도 무대의 중심에 서 본 적 없는 선수에겐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치였다.

김인환은 달랐다. 떨어지는 성적에도 자신의 스윙을 잃지 않았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자기 스윙을 하며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고 난 4번 타자 기질이 있는 선수임을 보여준 한 방 이었다.

김인환은 올 시즌 5월3일에 첫 등장해 5월을 타율 0.289로 잘 마쳤다. 하지만 6월엔 0.263으로 타율이 떨어졌다. 보통의 선수라면 이 고비에서 기세가 한 풀 꺾였을 것이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인환은 달랐다. 7월에 다시 0.312로 타율을 회복하며 기록을 끌어 올렸다. 그러면서 데뷔 첫 두자릿 수 홈런에도 성공했다.

8월 들어 다시 기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우려 보다는 기대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이미 한 차례 고비를 넘겨낸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도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고 있다.

13일에 기록한 홈런은 그 증거 중 하나다. 미니 슬럼프에 굴하지 않고 초구 부터 맘껏 자기 스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김인환이 갖고 있는 스타성과 배포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인환은 바로 다음 경기인 14일 키움전서 2루타 1개와 볼넷 2개를 얻어내며 4번 타자의 위용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금까지 한화 4번 타자는 노시환이었다. 팀 내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를 4번에 둘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상의 무게감을 찾지 못햇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인환이 등장하며 노시환을 3번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김인환이 가장 잘 치는 타자를 한 타석이라도 빠르게 또 자주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또한 노시환에 대한 견제를 분산시켜 노시환이 좀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몫도 해내고 있다.

한화는 또 한 번 꼴찌가 유력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은 발견하고 있다. 기 죽지 않는 4번 타자 김인환의 발견은 빼 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이름 값이나 페이스에 상관 없이 자신의 스윙을 맘 껏 하고 돌아서는 김인환.

두려움을 모르는 타자 만큼 두려운 상대도 없는 법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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