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김종국 감독이 전한 특별했던 시구·시포 이후 이야기 [MK수원]

"이강철 감독님도 많이 긴장하셨나 봐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리기 전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KBO를 빛낸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이강철 감독의 레전드 선정 시상식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5일 KBO가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전문가 투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46,940표(8.18점)을 획득해 총 점수 80.49점으로 레전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이강철 감독은 데뷔 시즌이었던 1989시즌부터 1998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매 시즌 10승과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 KBO 역대 최다인 10시즌 연속 10승-세 자릿수 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다. 2005시즌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간 이강철 감독은 16년간 총 한국시리즈 5번 우승을 달성했고, 1996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현역 시절 통산 602경기 152승 5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감독으로서도 승승장구했다. 2019년 kt 3대 감독으로 부임해 2020년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레전드 기념 시상식 외에도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이강철 감독이 승리 기념 시구를 맡은 것이다. 그리고 시포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현 김종국 KIA 감독이 맡았다. 즉, 경기에서 맞붙는 양 팀 수장이 그라운드에 오른 것이다.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2006년에 은퇴식을 가졌고, 2013년 11월 이벤트성 매치인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 후 처음이다.

이강철 감독은 120km 속구를 던지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공이 가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에 꽂힐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김종국 감독이 몸을 날려 공을 잡을 정도로 크게 벗어났다. 그래도 부드러운 투구폼은 여전했다.

21일 경기 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종국이가 놓쳤어야 하는데 잡았다. 몸을 날려 승리를 잡은 거라고 생각한다. 빠른 공을 던지려다 보니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것 같다. 허리를 쓰지를 못하겠더라. 어제의 나처럼 던지면 안 된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이 감독은 "일구회 소속으로 선동열 감독님 등과 함께 이벤트 경기에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공을 던진 게 처음이다. 그때는 은퇴한지 그래도 얼마 안 됐을 때다. 디스크도 안 터졌을 때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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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를 향한 예우로 포수 미트를 낀 김종국 감독은 이강철 감독의 시구를 어떻게 봤을까. 김종국 감독은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 스트라이크 아니면 안 잡는다고 하긴 했는데,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마터면 슬라이딩을 할 뻔했다. 이강철 감독님도 많이 긴장하셨나, 평소 같았으면 가볍게 던졌을 텐데"라고 웃었다. 현역 사령탑이 시구자로 나서고, 또 그 공을 상대 사령탑이 잡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역 시절 타이거즈서 숱한 영광을 함께 한 두 사람은 관중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데 성공했다.

재미는 재미고 승부는 승부다. KIA와 kt는 주말 2연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1승씩을 나란히 가져갔다. 20일 KIA가 5-2 승리를, 21일에는 kt가 11-3 승리를 챙겼다. KIA는 53승 53패 1무로 승률 5할을 기록했고, kt는 59승 47패 2무를 기록하며 3위 키움 히어로즈(61승 48패 2무)와 게임차를 0.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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