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한국시리즈서 4승을 홀로 따낸 기록은 불멸의 레코드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남아 있다.
그런 최동원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해 최동원 재단이 생기고 최동원 상을 제정해 최고 투수에게 시상도 하고 있다.
고교 야구 랭킹 1위 김서현은 최동원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그러나 최동원 정신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야구 단체 등에서 꾸준히 그의 투혼을 높이 기리는 행사를 하고 있지만 자라나는 어린 세대 야구 선수들에게는 너무 오래 전 이야기로 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듯 하다.
야구에도 MZ 세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성 세대는 그들이 휘발성 있는 가십성 이슈가 주를 이루고 있는 영상 컨탠츠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편견일 뿐이었다.
야구 MZ 세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진중하고 속이 깊다.
기성 세대가 잊혀질까 두려워하는 최동원 정신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연결해 가고 있다.
서울고 에이스 김서현(18)을 고교 랭킹 1위라는 평가를 받는 투수다.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 자책점 1.31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총 55.1이닝을 던졌는데 삼진을 72개나 뽑아냈다. 반면 사사구는 20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WHIP도 0.95으로 대단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단연 고교 최고 최고 투수라 불릴 수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탐을 냈을 정도의 빠른 구속과 대담한 승부가 장점으로 꼽히는 선수다.
그런 김서현의 롤 모델은 대단히 특별한 사람이었다.
김서현은 류현진(토론토)이나 김광현(SSG) 등이 베이징 올림픽서 금메달을 따고 WBC와 메이저리그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롤 모델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김서현은 달랐다. 그는 MK스포츠와 인터뷰서 "최동원 대선배님이 롤 모델"이라고 밝혔다.
김서현은 "최동원 대선배님은 '나'가 아닌 '팀'을 위해 던진 투수였다. 그런 투수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나도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영상 세대 답게 영상을 구해 찾아보며 최동원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키워 왔다.
김서현은 "유튜브를 통해 (최동원에 대한)정말 많은 영상을 찾아봤다. 영상을 보며 자연스럽게 존경하는 마음이 들게 됐다. 그 때부터 롤 모델로 삼고 있다. 그런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팀 퍼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김서현은 "신인 드래프트가 다가오고 있지만 지금은 중요한 대회(U-18 야구 월드컵)를 위해 대표팀에 소집된 만큼 대표팀에서 어떻게 할지만 고민하고 있다. 물론 전체 1순위로 지명되는 것이 오랜 소망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은 팀이 더 중요하다. 국제 대회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뿐이다. 개인적인 드래프트 문제는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최동원 정신은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현재에도 살아 숨쉬고 있었다. 그저 철 없는 어린 아이들로만 여겨졌던 새카만 후배의 심장 속에 그의 투혼은 피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투혼으로 가득 찼던 최동원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김서현이 증명해 주었다.
최동원의 투혼은 그렇게 위태 위태 해 보이는 한국 야구의 근간을 지켜주는 힘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