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타격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사람 마다 다 타격폼이 다르고 사람에 따라 메커니즘에도 차이가 있다. 어떻게 치면 좋겠다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도 “이것이 답이다”라고 결론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타격의 답을 찾아가는 길은 종종 ‘구도자의 길’과 비교한다. 답을 찾기 어려운 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닮았기 때문이다.
삼성 구자욱의 지금 그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타격의 답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났다.
구자욱은 원래 삼성의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명단에 없었다. 자신이 자청해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삼성의 마무리 캠프는 기본기 위주의 강도 높은 훈련이 예고돼 있었다. 기존 베테랑 선수, 특히 구자욱 레벨의 선수에겐 하찮게 보일 수 있는 기본기가 강조되는 캠프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쉬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훈련에 동참했다.
구자욱은 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에서 “올 시즌 무엇이 문제였는지 찾아낼 생각이다. 잘못된 것을 찾아내 고쳐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길을 잃었던 타격의 답을 찾아보겠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구자욱의 올 시즌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시즌 전 5년 120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타율은 0.293으로 아주 나쁘지는 않았지만 5개의 홈런과 11개의 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매 시즌 20(홈런)-20(도루)가 가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구자욱임을 고려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이었다.
자신의 장점을 모두 잃어버린 시즌이 됐다. 당연히 “몸값을 못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구자욱이 스스로 마무리 캠프를 찾아간 것도 나름대로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구자욱은 기본기 위주의 훈련 속에서 타격의 답을 찾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정말 열심히 한다. 정해진 훈련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베테랑이라고 빠지거나 설렁설렁 하는 법 없다. 구자욱이 훈련을 이끌며 캠프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구자욱도 하는데 다른 신인급 선수들이 대충할 수 없다. 구자욱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구자욱은 지금 잃어버린 타격의 답을 찾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해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구자욱은 우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가 흘린 땀 속에서 몸이 먼저 기억하며 답을 보여줄 수도 있다. 머리로 다 이해하지 못해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답이 나올 수 있다. 훈련이 가진 힘이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구자욱. 그 길의 끝에 섰을 때 구자욱은 무엇을 얻어냈을까.
그 답은 알 수 없다. 스스로는 달라진 것을 찾아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확실한 답은 누구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흘렸던 땀은 결코 구자욱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