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투수들은 제주도 마무리 캠프 불펜 투구를 마무리 하면 항상 ‘스트라이크 3개 더’를 외치고 실행한다. 전력 투구로 스트라이크 3개를 존 안에 넣지 못하면 불펜투구는 끝나지 않는다. KIA의 현재 팀의 철학이 담긴 작은, 그러나 중요한 접근 방식이다.
KIA는 1일부터 퓨처스와 신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 일원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24일까지 ‘3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투수들은 투수는 강병우, 김유신, 김찬민, 나용기, 송후섭, 유지성, 이태규, 장지수와 함께 2023 신인 김세일, 곽도규, 이송찬, 박일훈까지 4명의 신인이 포함됐다.
대부분 병역 의무를 수행한 자원들과 신인들이 중심이다. 3년차 유지성·4년차 이태규·나용기·장지수는 각각 올해 중순이나 지난해 말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자원들이다. 이외에도 5년 차 김유신·6년차 송후섭 등도 모두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올해 마무리캠프부터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 관련 규정이 바뀌면서 마무리캠프에 신인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아직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지 않은 투수들과 아직 1군 무대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신예 투수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게 됐다.
오전 9시 50분 선수단 미팅부터 시작하는 KIA 마무리 캠프 투수조 훈련에는 특징이 있다. 바로 스트레칭, 웜업, 컨디셔닝, 튜빙, 토스 등의 단계를 모두 거친 이후 짜여진 정확한 스케쥴에 따라 PFP, 견제, 슬라이드 스탭, 밸런스 훈련 등의 훈련을 비롯해 불펜투구와 라이브 피칭등을 소수 인원을 나눠 개인별 맞춤 스케쥴로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훈련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마무리캠프에 참여한 투수들은 기초적인 ‘투구를 위한 몸을 만드는 단계’부터 실전 경기에 필요한 훈련과, 피칭까지 단계별로 전지훈련 캠프의 토털 프로그램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 곽정철 투수코치가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공격적인 투구, 실전에 가까운 투구다. 5일 강창학구장 일원 3개 구장에서 나뉘어 진행된 KIA 투수조 이후에도 김종국 감독이 불펜투구를 마친 김찬민, 송후섭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감독은 “현재 단계에서 타자들을 속이려고 하거나, 피하는 투구,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목적만의 투구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구를 하고 난 이후에 결과는 타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결과부터 바라고 지금 눈앞의 쉬운 길을 택해선 안된다”고 거듭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시즌 중에도 김 감독은 투수 스스로 좋은 투구를 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설령 결과가 좋지 않게 나더라도 높이 평가했다. 결국 손에서 공을 떠난 순간 그 결과는 상대 야수들과 수비에 달린 것이기에 과정 자체를 만드는 마음가짐에서 ‘타자와 계속 승부 해야 한다’는 지론을 시즌 내내 강조하기도 했다.
이것은 특히 신인 및 저연차 선수들에게 더 중요한 요소다. 김 감독은 “불펜 투구를 하더라도 실전과 같은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긴장감을 갖고 하길 투수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면서 “불펜 투구 마지막엔 항상 스트라이크 3개를 넣고 마무리하고 있다. 사실 지금 연차에선 전력으로 던질 경우 그것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고 승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명투수 조련사’로 이름이 높은 정명원 투수코치도 불펜투구를 하는 선수들에게 다양한 실전 상황들을 제시하며, 투구 감각을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일례로 4일 2023 5라운드 지명 신인 투수 곽도규가 불펜투구를 할 때 정 코치는 세트포지션에서 2S-3B의 볼카운트에서 공을 던지는 상황을 주문했다.
좌완 쓰리쿼터 유형의 곽도규의 경우 향후 불펜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기에, 그만큼 연습 상황에서 실전에서 자주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공을 던지게 한 것이다.
정 코치는 “실전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던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계속 그런 주문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 준비는 1군에서, 시즌 중이 아니라 가을과 겨울, 봄 캠프 기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기간에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은 모두 결정이 난다. 그만큼 지금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 코치는 내년 KIA 1군 마운드를 총괄하면서 ‘무한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 코치는 “이번 캠프에서 투수들을 경쟁 시키고 싸움을 시키는 이유는 새로운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존에 있는 투수들도 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강조하며 “지금 KIA 1군 투수진 가운데 ‘자신의 자리가 확실히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투수가 몇 명이나 있나. 투수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높은 기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정규시즌 OPS 1위 타선을 보유한 KIA의 내년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마운드의 업그레이드다. 그것을 위해 KIA 투수들은 제주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주(서귀포)=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