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는 순간 끝이다,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족 없는 이정후, 그래서 더 무섭다

“안주하는 순간, 끝이라는 걸 알고 있다.”

올 시즌 KBO 왕별은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였다. 이정후는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349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을 기록하며 5관왕에 올랐다. KBO에서는 2010년 이대호의 7관왕 이후 처음으로 5관왕 이상 수상자가 나왔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 107표 중 104표를 획득했다. 만장일치 MVP를 타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다. 류현진, 서건창에 이어 신인왕과 MVP를 모두 수상한 역대 세 번째 사례가 되었다. 또한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와 함께 한미일 최초 부자 MVP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정후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는다. 더 무서운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사진(서울 소공동)=김재현 기자
이정후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는다. 더 무서운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사진(서울 소공동)=김재현 기자

이정후는 “만장일치 MVP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다른 후보들도 너무 잘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이 나왔다”라고 웃었다.

2017년 신인왕을 받았을 당시 그해 MVP를 받은 선수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었다. 이정후는 그때부터 막연하게 MVP를 향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이정후는 “신인왕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양현종 선배가 받으셨을 때 ‘언젠가는 나도 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는데 짧은 시간 내 받아 행복하다. 작년에 MVP 2위를 했을 때도 ‘좀만 더 잘하면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년에도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게 겨울에 준비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지금의 키움이 있기까지 헌신한 김하성(샌디에이고)과 박병호(kt 위즈)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세 선수는 키움의 전성시대를 함께 했고, 2019년에는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함께 했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메이저리그 가서 잘해주셔서 후배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다. 야구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다. 나랑 똑같은 상황, 내가 겪어야 될 고충을 잘 이해해 주신다. 항상 힘든 거 있으면 답변도 잘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 하는 루틴은 어렸을 때부터 봐온 선배님들을 따라 한 거다. 4타석을 위해 경기 시작 8시간 전부터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 덕분에 지금 좋은 루틴이 생겼다. 지금은 팀을 떠난 병호 선배님을 비롯한 모든 선배님 덕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양현종을 보고 MVP 꿈을 꾸었듯이 이정후의 후배들이 이제 이정후 같은 위치에 오르고 싶어 한다. 이정후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을까.

이정후는 “안주하는 순간 끝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불안하고 오늘이 끝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올해 잘했다고 해서 내년에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자기가 원하는 목표, 자기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소공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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