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이 끝난 뒤 한화는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를 방출했다.
그해 타율이 0.286으로 나쁘지 않았고 120경기나 소화한 외야수를 매몰차게 내쫓았다.
선수들이 투표로 주장을 맡겼을 정도로 팀 내 신망이 두터운 선참 선수였지만 세대교체를 이유로 방출을 결정했다.
이용규의 가치는 방출 이후 빛이 났다.
키움은 이용규를 즉시 영입해 활용에 나섰고 이용규는 타율 0.296으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팀 리더로서 살아 있는 교과서 몫을 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키움은 1억 원이던 연봉을 4억 원으로 대폭 올리며 믿음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엔 타율이 0.199에 그쳤음에도 1억 원 삭감으로 연봉을 계약하며 팀 리더로서의 역할을 인정했다.
사실 한화가 가장 필요했던 선수는 이용규였다.
키움에서의 활약이 말해주는 것처럼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베테랑 외야수를 구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화는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 줄 베테랑 선수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만 믿고 이용규와 결별을 선택했지만 이용규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코치들이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그 길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 베테랑 들이다.
롯데가 재건을 목표로 삼으며 타 팀의 방출 된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 좋은 예다. 그들의 경험이 고비만 오면 무너졌던 롯데 정신을 버티게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한화의 이용규 방출이 얼마나 단견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게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여전히 활용 가치가 남아 있는 베테랑 선수를 앞.뒤 재지 않고 가볍게 내치는 것은 올바른 세대교체라 할 수 없다.
한화는 이용규가 팀을 떠난 지 3년 만에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를 영입했다. 출혈이 거의 없는 트레이드 영입이었지만 어쨌든 기회비용이 지급된 트레이드를 해야 했다.
한화가 이제라도 베테랑을 중용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 변화로 여길 수 있다. 한화의 이명기 영입은 이용규 방출에 대한 뒤늦은 반성문이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