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터틀’ 박준용의 목표 “행복하려면, 계속 이겨야한다” [MK인터뷰]

UFC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31), 그의 꿈은 소박하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박준용의 첫 인상은 ‘소박하다’였다. ‘6승을 거뒀음에도 랭킹 진입을 하지 않은 것이 아쉽지는 않은가’를 묻는 질문에 밝은 미소와 함께 “시합 자체를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좋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선수들마다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랭킹을 위해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이은 그는 “시합 뛰고 체육관 나가서 애들과 훈련하며 놀고, 시합이 없을 때는 축구하고 술도 마시는 것이 내 인생의 행복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벌어먹는 것이 행복하다”며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UFC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이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재호 기자
UFC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이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재호 기자

그는 지난 2019년 9월 UFC 데뷔 이후 6승 2패, 최근 3연승을 기록중이다. 지난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 있는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스피박’에서 데니스 튤률린과 경기를 가졌고 1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링이 울리기도 전에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70% 정도는 의도된 대로 나왔지만, 1라운드에 끝낼 생각은 없었다. 장기전으로 가고싶었다. 이겨서 좋았지만, (다음에 경기한) (정)다운이가 져서 아쉬웠다”며 당시를 되돌아본 그는 “UFC라는 곳은 욕심을 버려야하는 곳이다. 매 경기가 낭떠러지 끝에 서있는 기분이다. 앞에 닥친 경기만 이겨나가면 좋은 소식이 있을 거 같다며 UFC 선수로서 살아가는 소감을 전했다.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붙고싶은 상대로 자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던 전직 선수 마이클 비스핑의 이름을 언급해 화제가 됐던 그는 ”그냥 장난이었다. 앞에 그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며 큰 의미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는 말에는 웃으며 ”내가 그렇게 복잡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본업은 격투기 선수지만, 시합이 없을 때는 일주일에 3~4차례 축구를 할정도로 축구광이다. ‘왕십리 호나우두’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축구를 진짜 좋아한다. 예전에는 아드리아누라 불렸는데 내가 호나우두를 너무 좋아하고 머리 모양도 닮아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며 축구 사랑에 대해 말했다. 선수 출신들과 함께 공을 찰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못차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자평.

동시에 소문난 ‘푸드파이터’이기도하다. 한 달 식비로 80만원에서 100만원을 소비하며 요리도 즐긴다. 취향은 소박하다. 순대국에 소주 한 잔에도 행복해하는 그다. 최근 형들과 순대국을 먹으러갔던 그는 ”어떻게하면 순대국밥집에서 150만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크게 한 번 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학창시절 수영선수였던 그는 ”몸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다“며 수영선수 경험이 도움이 되는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아침에 달리기하고 점심먹고 낮잠을 잔 뒤 본운동하고 저녁먹고 쉰 뒤 저녁운동, 이런 루틴이 어려서부터 몸에 베었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죄책감이 든다“며 루틴에 따른 몸관리를 강조했다.

박준용은 현재 UFC에서 3연승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UFC
박준용은 현재 UFC에서 3연승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UFC

현재의 삶에 행복해하고 있지만, 그는 이 행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행복하려면 우선 계속 이겨야한다“며 파이터로서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사람들이 ‘패배에 연연하지 말라’로 하는데 누가 연연하지 않겠는가“라며 승리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에 패하면 한 달간 후유증을 겪는다고 밝힌 그는 ”졌을 때 배우는 것과 이겼을 때 배우는 점은 확연하게 다르다. 졌을 때는 뭔가 이악물고 해야할 거 같고 동기부여를 느낀다. 주로 심리적인 것들이다. 이겼을 때는 기술적인 면에서 더 많이 보인다“며 이겼을 때와 졌을 때의 차이점에 대해 말했다.

패배의 쓴맛을 잘 알고 있는 그이기에, 같은 대회 라이트헤비급에서 데빈 클락 상대로 잘싸우고도 패한 정다운에 대한 위로에도 진심이 느껴졌다. ”다운이는 지금 패배를 이겨내고 있다“며 운을 뗀 그는 ”어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시합이 끝나고 많이 느꼈고, 많이 이야기했다. 상대가 여우같이 잘한 것도 있고 다운이가 말린 것도 있었지만, 절대 질 상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뭔가 나사가 잘못 조여지면 확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상대가 1라운드에 그걸 정말 잘했다. 다운이도 자신의 경기를 백 번은 봤을 거다. 고쳐나야한다“는 말을 남겼다.

최근 열린 UFC 284 메인 이벤트 이슬람 마카체프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경기를 보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바로 달리기하러 나갔다“며 파이터로서 끓는 피에 대해 얘기한 그는 ”대회 몇 번째 경기든, 어디서 싸우든 중요하지않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며 링에 들어설 때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말했다.

앞으로 붙고싶은 상대가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질문에 ”붙여줘야 붙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크게 웃은 그는 ”계속 이기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화문=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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