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다시 재회했다.
선장 없이 시즌을 치러야 했던 흥국생명에 든든한 지원군이 왔다. 바로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아본단자다. 아본단자 감독은 18일 입국해, 계약을 마무리하였고 비자 등 등록 관련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경기를 지휘할 예정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감독이다. 1996년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지도자다.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튀르키예리그 튀르키예항공 팀과 그리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직을 함께 겸해왔다.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했다. 당시 페네르바체는 구단 역사에 있어 황금기였다. 2014-15, 2016-17시즌 리그 우승, 2015-16시즌에는 유럽배구연맹(CEV)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2013-14시즌에는 CEV컵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까지였다. 2016-17시즌 이후 아본단자 감독은 자국리그로 갔으며, 김연경도 중국리그 상하이 브라이트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를 지켜봤다. 6년 만에 다시 만난 제자의 경기를 다시 보게 된 것. 물론 그전에도 영상 및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한솥밥을 먹은 건 6년 만이다.
경기 전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대행은 “선수들 모두 좋아한다. 남은 시즌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 전날과 오늘 이야기를 나눴는데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 오늘 경기 끝나고 본격적인 팀 구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라고 전했다.
1세트 팀이 세트를 내줬지만 김연경은 중심을 잘 잡았다. 5점에 공격 성공률 55%, 효율도 44%로 좋았다. 무엇보다 리시브 효율이 60%로 안정적이었다. 공수에서 능력을 뽐냈다.
2세트 4점, 리시브 효율 27%로 다소 부진했지만 3세트 확실하게 몸이 풀렸다. 세트 초반 득점에 열을 올리며 팀이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힘을 더했다.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 몸을 날리는 디그까지. 김연경이 코트 위를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홈 같은 원정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한몫했다.
4세트에는 초반 예리한 서브로 팀이 연속 득점을 가져오는 데 힘을 더했다. 9-7에서는 추격 의지를 꺾는 공격 득점을 기록했다. 힘을 다해 때리지 않아도, 상대 블로커의 손을 보고 득점을 만들어내는 기술력을 보였다. 16-15에서는 득점 성공 후 포효하며 3,312명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17-15에서도 상대 블로커 손을 활용해 득점을 기록했다. 19-17에서 또 득점을 올리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의 3-1 승리로 끝이 났고, 김연경은 이날 21점에 공격 성공률 55.56%로 맹활약하며 배구여제의 품격을 보여줬다. 스승 앞에서 보여준 활약은 전성기 시절의 김연경을 연상케했다.
이날 V-리그 15번째 매진이었다. 3,312명 앞에서 김연경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아시다시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님이다. 시즌 중에 오는 게 어려운 일이다. 흥국생명 프런트에서 순조롭게 일을 하면서 잘 이뤄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같이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우리나라 배구 열기에 놀라셨다. 정말 대단하고, 열기가 넘치고, 기대가 된다고 하시더라. 최대한 빠르게 취업비자가 나와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충(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