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실력이다.”
김종국 KIA 감독에게 “현역 시절 가장 후회가 남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은 오래되지 않아 답을 들려줬다.
“부상 관리를 제대로 못 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현역 시절 중요한 고비마다 부상으로 더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중요한 건 부상은 경고등이 반드시 울린다는 점이다. 부상을 당하기 전에 부상 부위에 묘한 느낌 같은 것이 찾아온다. 그럴 때 보강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먼저 해 뒀다면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상이 없는 선수가 진짜 좋은 선수다. 팀에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수다. 이종범 선배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에서 몸에 맞는 볼로 골절상을 입은 것을 뺴면 이렇다 할 부상이 없었다. 팀이 필요로 할 때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부상의 80%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미리 준비만 해둬도 부상을 관리할 수 있다. 그래서 부상도 실력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즈음에서 떠오르는 선수가 한 명 있다. KIA 슈퍼 유망주 김도영(20)이 주인공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부상으로 상승세가 꺾이는 아픔을 겪었다.
최악의 출발을 했던 김도영은 7월 들어 타율 0.282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타는 듯 했다.
8월에는 0.294로 타율이 더 올랐다. 완전히 상승세를 타는 듯 했다. 하지만 부상이 찾아왔다. 부상으로 23일이나 공백을 가져야 했었다.
그 공백이 김도영의 발목을 잡았다. 9월 타율이 0.250으로 떨어지며 시즌도 그렇게 마무리가 됐다.
김도영 입장에선 대단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만약 그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김도영의 데뷔 시즌도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김도영은 부상 때문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잃기도 했었다.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발가락 부상을 당하며 호주행이 불발됐다.
김도영을 대신해 질롱 코리아로 간 선수가 김규성이었다. 늘 타격이 문제였던 김규성은 질롱 코리아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에 하나 김도영 보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면 KIA 내야의 주전 한 자리는 김규성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김도영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부상은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자리를 내주게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름값에선 김도영이 앞서지만 김규성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그 자리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김도영은 김종국 감독이 말한 “부상도 실력”이라는 말을 가슴 속에 깊게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중요 고비 마다 부상으로 고비를 넘지 못했던 경험을 가진 만큼 보강, 회복 훈련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부상 방지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지금은 한창때라 야구 외의 훈련은 지루하고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준비해 놓지 않으면 조금씩 힘이 떨어질 때 부상을 쉽게 당하는 ‘유리몸’ 대우를 받게 될런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부상은 실력‘이다. 부상으로 고비를 넘지 못했던 김도영에게는 매우 중요한 말이 될 수 있다.
치고 달리기만 한다고 전부가 아니다. 부상을 당하면 자신이 갖고 있던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도 못한 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도영이 진짜 슈퍼 스타가 되려면 매 경기 출장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잊어선 안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