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마무리 탈락? 200세이브? 중요치 않다, 내가 할 일은…”

한화 정우람(38)은 통산 197세이브를 거둔 한국 대표 마무리 투수다.

이제 3세이브만 더 추가하면 대망의 200세이브 투수가 된다.

하지만 정우람이 세이브를 더 추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는 더 이상 마무리 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우람이 마무리가 아닌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정우람이 마무리가 아닌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일찌감치 새로운 시즌 마무리 후보로 우완 장시환과 좌완 김범수 중 한 명을 택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어디에도 정우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기록을 눈앞에 둔 베테랑 투수로서 서운할 수도 있는 대목. 하지만 정우람은 “전혀 상관없다. 내게 주어진 몫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세이브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대신 그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주어진 몫’에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주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정우람은 “투수로서 보직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어떤 보직이든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마무리 대신 주장으로서 내 몫을 충실히 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과 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는 주장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후배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좋은 기운과 정신이란 무엇일까.

정우람은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에 올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우람은 SK(현 SSG)의 왕조를 이끌었던 핵심 불펜 투수였다. 어떻게 하면 팀이 강해지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그 어떤 선수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그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전하며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정우람의 각오다.

정우람은 “선수들이 절실하고 절박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오늘 대충 보낸 한 경기가 시즌 막판에 정말 아프게 다가올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싶다. 또한 베테랑들과 잘 뭉쳐서 후배들이 마음껏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눈치 보지 않으며 자기 할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 개인 성적은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대기록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정우람은 자신보다는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끄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심으로 팀을 위하고 팀이 이기는 것을 바라고 있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한화는 지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뭉쳐 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서도 제법 자신감이 묻어난다. 전력 보강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 정우람 같은 든든한 베테랑이 존재는 이런 분위기에 가속을 붙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정우람에서 주장 정우람으로 엔진을 갈아 끼운 정우람이다. 그의 헌신은 달라진 한화를 만드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될 전망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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