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 약속했다. 밀란은 우리다!”
인터 밀란(이하 인테르)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산 시로)에서 열린 AC 밀란(이하 밀란)과의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 합산 스코어 3-0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인테르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건 2009-10시즌 우승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한때 세계 축구를 호령한 그들이었으나 오랜 시간 명성을 잃었고 다시 회복하는데 걸린 시간이 13년이다.
무엇보다 ‘밀라노 더비’를 극복하고 얻어낸 결승이란 점에서 뜻깊었다. 인테르는 2002-03시즌 4강, 2004-05시즌 8강에서 밀란과 만났으나 총 전적 2무 2패로 모두 무너졌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첫 ‘밀라노 더비’ 승리는 물론 밀란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는 건 대단히 특별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승리를 더 특별하게 느낀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페데리코 디마르코였다.
2002-03시즌 4강 2차전, 디마르코는 6세로 ‘미니 네라주리’였다. 그는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다득점에서 밀려 패한 인테르의 모습을 기억했다.
실제로 디마르코는 경기 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년 전 산 시로 관중석에 있었던 내가 20년 후 이곳에서 경기하게 됐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할 정도로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디마르코는 밀란과의 4강 1, 2차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20년 전 인테르의 좌절을 지켜본 그는 20년 후 설욕전에 앞장서며 결국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디마르코는 결승 진출에 성공한 후 SNS를 통해 “20년 전 산 시로에서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는 상황을 바로잡았다. 밀란은 우리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어린 시절부터 인테르의 팬이었던 디마르코가 성인이 되어 인테르의 일원으로서 복수전을 이끌었다는 건 대단히 낭만적인 일이다. 단순 인테르의 결승 진출을 넘어 20년간 이어진 아쉬움을 스스로 지워냈다는 것 역시 드라마틱하다.
한편 디마르코와 인테르는 18일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4강 2차전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상대와 우승을 다툰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