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였던 나균안, 명실상부 다승왕 후보...거인의 백조 됐다

분명 과거엔 미운 오리였다. 그러나 이젠 명실상부 유력한 다승왕 후보다. 거인의 백조가 된 나균안(롯데)의 화려한 날갯짓은 이제부터다.

나균안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5승(1패)째를 수확했다.

롯데의 2연패를 끊어내는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나균안은 시즌 평균자책을 2.45로 끌어내리며 부문 6위에 올라 TOP5 진입을 눈앞에 뒀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동시에 나균안은 2명의 외국인 투수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팀 내에선 단연 다승 단독 선두로 이제 롯데의 에이스가 나균안이란 사실엔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유력한 다승왕 후보다. NC의 에이스 페디가 7승으로 치고나가는 등 전체적으로 외인들의 강세가 다시 뚜렷해졌다. 하지만 올해 롯데가 좋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고 나균안이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는 만큼 끝까지 다승 경쟁을 펼칠 것이 유력하다.

사실상의 투수 전향 첫 시즌에 가까웠던 지난해부터 나균안은 39경기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3.98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투수 전향 4년차인 올 시즌 그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거인의 새로운 에이스가 될 채비를 마쳤다.

롯데 팬들의 사랑과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나균안이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기대하는 팬들도 부쩍 늘었다. 어딜가나 에이스 대우를 받고 있다. 과거 개명 전 ‘포수 나종덕’일 때는 상상도 못했던 변화다.

과거 포수 나종덕은 포스트 강민호로 롯데의 안방을 책임질 것이란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 짊어진 짐은 큰 부담이 됐고, 부진 이후 비난을 받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도전 끝에 선택한 투수 나균안의 모습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과거 포수 나종덕은 포스트 강민호로 롯데의 안방을 책임질 것이란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 짊어진 짐은 큰 부담이 됐고, 부진 이후 비난을 받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도전 끝에 선택한 투수 나균안의 모습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사실 과거 나균안은 미운 오리 새끼였다. 롯데가 2017년 2차 1라운드 3순위라는 높은 순위에 지명하고 ‘포스트 강민호’가 되길 기대했던 안방마님. 나균안의 과거 이름인 나종덕으로 살 때만 해도 공수를 겸비한 대형 포수로 성장할 것이란 세간의 기대가 컸다.

그렇기에 입단 이듬해인 2018년부터 나종덕은 곧바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고졸 포수가 프로 입단 2년차에 주전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은 벅찬 일이었다.

기대는 컸지만, 그 바람을 부응하지 못했다. 스스로 압박감에 시달렸다. 그만큼 KBO리그 역대 포수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강민호라는 레전드 포수의 그늘이 너무나 컸다. 공수에서 지독할 정도로 부진했기에 쏠리는 비판 여론에 다시 위축되는 일의 반복이었다. 또한 롯데가 부진하면서 나종덕은 거의 야구팬들에게 받을 수 있는 모든 비난이란 비난은 다 받아야 했다.

그리고 반전의 계기는 스스로의 결심과 용기로 풀어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나균안이 선택한 투수 전향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그해 7월까지 포수와 투수를 겸업한 나종덕은 이후 완전히 투수로 전향했고, 이름도 나균안으로 개명했다.

2021시즌 23경기서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6.41에 그치며 시행착오를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큰 성장을 이뤄낸 이후 올 시즌 에이스로 거듭난 나균안은 이제 롯데에겐 희망의 백조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나균안은 4월 4승 무패 평균자책 1.34의 활약을 펼쳐 롯데 팬들을 비롯한 야구팬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생애 첫 월간 MVP도 수상했다. 한 차례 실패한 선수로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노력을 쏟아부은 끝에 다시 비상한 나균안을 향해 팬들이 몰표라는 애정과 헌사가 담긴 마음을 보낸 결과.

나균안은 5월 첫 2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한화전 6.1이닝 1실점 무실점 역투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가면서 롱런의 채비도 마쳤다.

나균안의 이런 활약은 안정적인 제구력과 위력적인 주무기 포크볼, 뛰어난 구위란 확실한 강점과 장점 속에 나타난 결과란 게 향후 더 희망적인 요소다. 이제 야구 인생의 그늘은 끝났다. 앞으로 나균안의 야구 인생에 시련이 찾아올지라도 그가 겪었던 고난의 길을 떠올려본다면 다시 일어서리란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다시 태어나는 건 고전적인 클리셰지만 그만큼 동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다. 오리와 백조(고니)는 모두 한 원류에서 나온 새들이다.

평범했던, 혹은 초라했던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바꿔놓은 나균안이 야구팬들의 일상에까지 힘과 용기를 주는 건 역설적으로 그가 특별한 출발을 했던 이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시련을 극복한 이는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

이제 롯데의 희망의 백조가 된 나균안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일만 남았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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