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곧 경질일 수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이러한 압박감을 이겨냈다.
웨스트햄은 8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와의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UECL) 결승에서 2-1로 극적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웨스트햄은 후반 62분 사이드 벤라마의 페널티킥 득점, 그리고 종료 직전 제로드 보웬의 천금 결승골이 터지면서 피오렌티나를 꺾고 우승했다.
웨스트햄이 유럽대항전에서 우승을 거둔 건 1964-65 UEFA 위너스컵으로 무려 58년 전이다. 그러나 그들은 당당히 자신들의 흑역사를 이겨냈고 정상에 섰다.
모예스 감독에게도 첫 유럽대항전 우승 커리어다. 그는 201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FA 커뮤니티 쉴드서 우승한 뒤 10년 만에 다시 우승 타이틀을 이력서에 적었다.
얼마나 기뻤을까. 모예스 감독은 우승이 결정된 후 아이처럼 신나서 뛰어다녔다. 영국 매체 「미러」는 “모예스처럼 조용하고 겸손한 사람이 드물게 진정한 감정을 보여줬다. 그는 우승 직후 기뻐하는 웨스트햄 팬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얼굴에는 순수한 기쁨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60세가 넘은 모예스 감독, 축구 커리어만 40년이 넘는 그에게 사실 우승이란 단어는 그리 어울리지 않았다. 「미러」는 “모예스 감독은 이제 60세가 됐는데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가 가장 큰 커리어라는 것은 그에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실 모예스 감독은 이번 결승을 앞두고 경질설이 중심에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고 막판 강등 경쟁까지 치러야 할 정도로 상황은 암울했다. 그래서 결승서 우승하지 못하면 경질될 것이란 소문이 적지 않았다.
라파엘 베니테스, 누누 에스피리토 산투 등 모예스 감독의 후임 후보가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모예스 감독은 패배는 곧 경질이 되는 최악의 순간에 배수의 진을 쳤고 결국 피오렌티나를 극복해냈다.
현재로선 모예스 감독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중요한 건 웨스트햄에는 명분이 없다는 것, 그리고 모예스 감독은 직접 우승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