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좌완 베테랑 장원준의 호투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마치 어디서 2015년 타임슬립 관문이 열린 듯 우리가 알던 ‘장꾸준’이 돌아왔다.
두산은 6월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1대 4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29승 1무 26패로 리그 5위를 유지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마운드에 장원준을 올렸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던 장원준은 2017년 9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2018년 3월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906일만의 선발 3연승을 노렸다.
2회까지는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장원준은 1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박민우에게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해 깔끔한 출발을 보였다.
2회 말에도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장원준은 후속 타자 마틴을 삼진으로 잡은 뒤 김성욱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다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초부터 두산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이 시작됐다. 두산은 3회 초 김재환의 선제 스리런 아치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4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나온 상대 송구 실책으로 2점을 추가한 뒤 5회 초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졌다.
장원준은 3회 말을 삼자범퇴로 넘긴 뒤 4회 말 2루타와 사구로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박건우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다시 위기에서 탈출했다.
5회 말까지 소화한 장원준은 시즌 3승 요건을 충족했다. 내친김에 6회 말 마운드에도 오른 장원준은 세 타자 연속 땅볼 범타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까지 달성했다.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1,865일만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이었다.
두산은 대타 강승호가 7회 초와 9회 초 연타석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원준은 이날 6이닝 73구 3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장원준은 개인 통산 선발 130승 고지에 올라 역대 선발승 5위 배영수(선발 131승) 기록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올 시즌 초반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장기 부상과 흔들리는 토종 선발진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베테랑 좌완 장원준의 등장이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이뤄졌다. 마치 2015년 타임슬립 관문을 타고 돌아온 듯 장원준은 우리가 알던 ‘장꾸준’다운 투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3경기 연속 선발승은 장원준이 여전히 남은 시즌 동안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걸 증명한 결과다.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곧 합류하는 가운데 이렇게 잘 던지는 장원준을 굳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최승용, 김동주 등 ‘5선발’ 후보군들과 함께 장원준이 짐을 나눠서 던질 해법이 필요해졌다.
8년 전인 2015년 장원준을 기억하는 두산 팬들이라면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 투수 장원준의 마산 역투를 잊지 못한다. 숙원이었던 ‘V4’에 도전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난관에서 장원준의 6이닝 투구로 5차전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과거 마산구장 바로 옆에 지어진 창원NC파크로 8년 전 장원준이 잠깐 건너온 하루처럼 보였다. 두산 팬들은 현역 은퇴 기로에 섰던 장원준의 마지막 낭만 불꽃을 마음껏 음미하고 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