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역대급 불운 투수가 드디어 웃었다.
그런데 그의 승리엔 웃픈 현실이 담겨 있었다. 시즌 두 번째 승리. 그 결과는 완봉승이었다.
홀로 한 경기를 다 책임지지 못하면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일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원이었던 주니치 에이스 다카하시 히로토(20)는 지독한 불운에 울고 있었다.
지난 4일 오릭스전서는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3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을 정도다.
다카하시는 일본 야구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성이다.
지난해 데뷔해 빠르게 리그를 평정해갔다. 평균 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단박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WBC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주가를 드높였다.
평균 구속이 150km를 넘기는 패스트볼이 주무기.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부실한 팀 타선 탓에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3일 지바 롯데전 전까지 1승(6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총 51이닝을 던져 40피안타(4홈런) 61탈삼진 18볼넷 17실점(14자책), 평균 자책점 2.47을 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승리와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3일 지바 롯데전이 돼서야 겨우 2승째를 추가했다.
그런데 경기 내용을 보면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된다. 다카하시의 완봉승이었기 때문이다.
다카하시는 이날 9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경기는 7-0, 주니치의 승리. 타선도 모처럼 터지며 다카하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완봉이 아니었다면 경기 분위기는 또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다카하시가 조금만 틈을 보였어도 경기 결과는 뒤집혔을 수도 있다.
다카하시가 완봉 역투를 한 덕에 팀도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주니치는 16일 현재 팀 타율이 0.239로 6개팀 중 5위다. 득점은 169개로 단독 꼴찌다. 5위와 차이가 거의 40점 정도나 난다. 팀 홈런도 27개로 유일하게 30개를 넘기지 못했다.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이길 방법이 없다.
다카하시의 불운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정녕 혼자서 한 경기를 모두 책임지지 못하면 이기기 어려운 것인가.
주니치 타선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 승리는 그저 하늘에 맡기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엔 다카하시가 할 일이 없어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