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두산 베어스에는 곽빈이 있었다.
곽빈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두산은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지며 29승 1무 29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번 일전마저 LG에게 내줄 시 5할 승률이 붕괴되며 중위권 다툼에서 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두산에는 곽빈이 있었다. 지난 2018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80경기(277.1이닝)에서 15승 17패 평균자책점 4.32를 올린 우완투수다. 올 시즌에도 8경기에 나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었다. 최근에는 허리 염좌에 발목이 잡히며 주춤하기도 했지만, 현재 두산 선발진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원 중 하나였다.
팀 연패 탈출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1회말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홍창기와 박해민을 각각 삼진, 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후속타자 김현수에게는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헌납했지만, 오스틴 딘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이끌며 이닝을 끝냈다.
첫 실점은 2회말에 나왔다. 오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문보경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다행히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3루로 쇄도하던 문보경을 잡아낸 곽빈은 김민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문성주에게는 볼넷을 범했지만, 허도환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3회말 들어 곽빈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볼넷을 헌납했지만, 박해민(좌익수 플라이)과 김현수(3루수 파울 플라이), 오스틴(유격수 땅볼)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실점은 4회말에 또 나왔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문보경과 김민성은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문성주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며 2사 1, 2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곽빈은 허도환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2실점째를 떠안았다. 이어 홍창기에게도 볼넷을 범하며 다시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박해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회말은 깔끔했다. 김현수(1루수 땅볼)와 오스틴(중견수 플라이), 오지환(유격수 플라이)을 차례로 잠재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곽빈은 선두타자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김민성에게는 볼넷을 헌납했지만, 문성주와 허도환을 중견수 플라이, 투수 땅볼로 막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6이닝 5피안타 5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총 115구의 투구 중 최고 구속 150km로 측정된 패스트볼(50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슬라이더(28구)를 곁들였다. 여기에 커브(19구), 체인지업(18구)도 곁들였다.
이 같은 곽빈의 역투와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박계범의 활약마저 더해진 두산은 LG를 7-4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기 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연패 중인 힘든 경기에서 곽빈이 115개의 공을 던지며 제 역할을 다했다.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포수 양의지가 투수를 잘 이끌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호투로 5승(2패)을 수확한 곽빈은 ”연패를 끊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특히 지난 (5월 7일) LG전(곽빈 성적 1.1이닝 6실점)에서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꼭 승리하고 싶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시즌 최다 투구 수(115구)를 기록했지만, 긴 이닝을 끌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양의지 선배가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다“며 ”원하는 곳에 던지지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양)의지 선배의 노련함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공을 이날 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에게 돌렸다.
앞서 말했듯이 곽빈은 최근 허리 염좌 부상에 시달렸다. 다행히 현재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빈은 ”부상 부위는 아무렇지 않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있다“며 ”앞으로도 잔부상없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