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기장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시 찾았던 부산 기장 현대차 드림볼파크에 2년 만에 돌아온 것.
처음에 9개 구단이 떠나는 해외가 아닌 국내로 결정됐을 때 팬들의 반발이 컸던 게 사실. 구단 지원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선수들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날씨 때문에 고생을 했었던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을 어려움을 겪었다고. 패딩을 찾아야 했고, 또 이동 거리 만만치 않아 고생을 했었다. 구단에서 걱정했지만 선수들은 기장이 좋다고 했다.
박병호는 “선수들이 기장을 원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투산의 날씨가 안 좋았다. 반소매를 입고 운동하는 날을 손꼽을 정도였다. 선수들끼리 ‘이 정도면 기장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국내에 있으면 병원 진료도 쉽게 받을 수 있고, 개인적인 용무도 처리하기에 수월하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해외에 안 나가니까 좋긴 하다. 아무래도 해외에 가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국내는 가까우니 준비하기 편하다”라고 했다. 음식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쉬는 날에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시차 적응도 따로 안 해도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숙소다. 선수단이 이용하는 숙소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 5성급 호텔이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이 숙소를 이용했는데, 선수단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호텔 측도 선수단을 향한 마음이 진심이다. 그래서 지난 2일, 선수단을 위해 커피 80잔을 선물했다. 호텔 측 관계자는 “KT와는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라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고 싶었다. 선수들이 힘을 내서 시즌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주장 박경수는 “3년째 아난티를 숙소로 쓰고 있는데,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이런 이벤트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선수들이 편한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감사함을 전했었다.
물론 국내 캠프 단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날씨가 변수다. 지난 1일에는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었고, 5일에는 비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그라운드 훈련이 취소됐다. 배정대는 “날씨는 애리조나보다 조금 더 추운 것 같다. 더 추워지면 움직이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최고 기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장은 KT 선수단에게 약속의 땅이다. 2021년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좋은 기억이 있는 곳. KT는 약속의 땅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다시 한번 정상을 밟을 수 있을까.
한편 KT의 1차 캠프는 오는 22일까지 3일 훈련-1일 휴식 일정으로 진행되며 체력, 전술 훈련을 이어간다. 22일 1차 캠프를 마친 선수단은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실시한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과 평가전을 통해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3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기장(부산)=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