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줘’하면 떠오르는 남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그는 대체 무엇을 했나.
대한민국 축구는 현재 표류 중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충격적인 과정, 결과가 잊히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 내분 문제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해결하지도 못했는데도 말이다.
손흥민과 이강인,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내부 다툼의 중심에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이강인을 시작으로 몇몇 어린 선수들을 향한 비판과 비난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충격적인 건 이 사실이 국내 언론도 아닌 영국 언론 ‘더 선’에서 먼저 공개됐다는 것이다. 기사 내용에 대한 출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기본적으로 대표팀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는 단체다. 선수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나아가야 하는 파트너다. 그러나 손흥민, 이강인이 포함된 대표팀 내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 상세한 설명까지 더하면서 마치 ‘카타르 참사’의 책임이 선수들에게만 있었다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아시안컵을 돌아보자. 대한민국은 정말 내부 다툼으로 인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까?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전부를 설명할 수 있는 답이 되지는 않는다.
한 집단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문제가 생길 일은 없다. 그러나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집단이 되면 ‘작은 문제’, ‘작은 다툼’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내부에서 바로잡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 역시 하나의 과정이다.
대한민국의 주장은 손흥민이다. 그리고 이강인 역시 자신만의 영역이 분명 있는 선수다. 두 선수는 최소한 그라운드 위에선 문제를 보이지는 않았다. 내부 다툼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내부’에서 해결했어야 했다.
내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 역시 이 부분에서 전혀 자유롭지 않다. 손흥민이 선수단의 리더라면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리더다. 만약 내부 다툼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더라도 가장 큰 책임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있다.
누군가는 손흥민, 이강인의 내부 다툼이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4강 탈락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경기 전날 다툼이 있었다면 그동안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호흡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대한민국은 아시안컵 내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바레인전 승리 후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호주와의 토너먼트 맞대결에서도 과정보다는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 결국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참패했다. 어쩌다 한 번 찾아오는 우연, 이변으로만 설명하기 힘든 90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내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전술, 전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이전 평가전에서도 드러난 ‘해줘’ 축구는 아시안컵에서도 이어졌다. 아시안컵에서의 부진, 그리고 참사는 결국 ‘해줘’ 축구의 한계였다.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의 ‘해줘’ 축구는 비판을 받았지만 선수단 관리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내부 다툼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몇몇 대표팀 선후배 사이가 그리 가깝지 않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최소한 선수단 관리만큼은 비판하기 힘든 지도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내부 다툼으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의 ‘해줘’는 축구 외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대단히 큰 부담을 안고 있었고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관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하는 ‘명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임원 회의와 같이 경질로 의견이 모인다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흔들리지 않을까.
종로(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