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에 온지도 10년째가 됐다.”
현지시간으로 19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스프링캠프 첫 공식 훈련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 어슬레틱스 초청선수로 캠프에 합류한 박효준(27)은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2021시즌이 전환점이었다.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타율 0.328 OPS 1.042로 활약하며 빅리그에서 기회를 잡았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의 트레이드는 더 넓은 기회로 이어졌다.
그렇게 자리를 잡는 것처럼 보였으나 2022시즌 부진으로 다시 기회를 잃었고, 2022년 겨울 두 번의 웨이버 이후 트레이드를 거쳐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옮겨갔다.
새로운 팀은 마치 황무지같았다. 내셔널리그 정상권 팀인 브레이브스에는 그의 자리가 없었다. 심지어 캠프조차 초청받지 못했다. 그렇게 트리플A 그윈넷에서 시즌을 보냈다. 101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85 장타율 0.379 6홈런 42타점 16도루 기록했다.
“팀의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열심히 했다. 억울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했다.”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 주로 지명타자로 나왔지만, 이후 우익수 자리를 꿰찼고 그 결과 우익수 자리에서 팀에서 가장 많은 439 1/3이닝 수비를 소화했다. 여기에 그윈넷 구단이 선정하는 팬 페이버릿(Fan Favorate)상도 받았다.
“초반에 많지않았던 기회를 잘 잡았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게 프로 아니겠는가. 의미가 있었던 해였다. 상은 야구를 잘했다기보다 팬들이 많이 좋아해서 받은 상이다. 그것도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자신에게 팀을 고르는 선택권이 없었다면, 올해는 다르다. 일찌감치 어슬레틱스가 내민 손길을 잡았다.
“감사하게도 내게 제일 먼저 연락온 팀이다. 계약을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안돼 사인을 마쳤다. 빨리 팀을 정하고 몸을 만들며 준비하고 싶었다. 덕분에 오프시즌 기간 편안한 마음으로 자세한 부분까지 준비할 수 있었다.”
오클랜드는 지난 시즌 112패를 기록한 리그 최약체. 지난 시즌에만 23명의 야수를 포함, 총 62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이번 시즌도 기대치는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박효준은 “약간 건방지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팀이 비교적 내게 유리한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도 “어디든 경쟁은 치열하기에, 항상 준비된 모습을 보여야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프시즌은 만족스러웠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한 그는 “꾸준히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며 몸 상태도 좋아졌고, 컨디션도 좋았다. 여기에 이런 것들이 야구장에서 보여지기도 했다. 만족스런 오프시즌이었다. 너무 기대는 안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살을 일부러 찌운 것은 아니라지만, 체격도 이전에 봤을 때와 비교해 더 좋아져 있었다. 그는 “좋은 트레이너, 코치분과 운동하다보니 몸이 좋아졌다. 지난 2년간 조금 느려진 거 같아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체 운동에 중점을 뒀다.”
보스턴 레드삭스, LA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다저스와 미국 야구대표팀에서 코치로 일했던 레지 스미스에게 타격 지도도 받았다.
준비 동작에서 배트를 드는 각도를 낮춘 그는 “기본적인 것들까지 잘 알려주시면서 잘 흡수할 수 있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정했다”며 타격에 대한 수정도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제 적지않은 나이다.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에게 이번 시즌은 정말 중요한 해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4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미국에 온것도 결국은 빅리거가 되기 위해서였다”며 말을 이은 그는 “나는 그렇지않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뛰었던 영상들을 다시 보니 눈에 독기가 빠진 모습이었다. 뭔가 마음에 안정이 생긴 모습이었다. 다시 에전처럼 어떻게든 빅리그에 올라가기 위해 죽기살기로 했던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시 해보려고 한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부족했던거 같다. 그런 부분에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다. 이번 시즌 악착같이 하려고 생각중이다.”
[메사(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