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성적보다 LG 2연패가 우선”…헤드퍼스트 슬라이딩도 마다 않는 오스틴, 올 시즌에도 활약 이어간다 [MK잠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도 마다하지 않는 외국인 타자가 있다. 오스틴 딘(LG 트윈스)의 이야기다.

지난 2012년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137번으로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은 오스틴은 1루수와 외야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우투우타 자원이다. 2018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거치며 2022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126경기에서 타율 0.228 11홈런 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6을 써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와 동행을 시작한 오스틴은 여러 방면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타율 0.313(520타수 163안타) 23홈런 95타점 등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빼어난 실력은 물론이고 친화력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좋게 형성했다. 여기에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역시 선수단과 보는 이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러한 오스틴을 앞세운 LG는 지난해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오스틴은 LG의 복덩이 외국인 타자다. 사진=천정환 기자
오스틴은 LG의 복덩이 외국인 타자다. 사진=천정환 기자
LG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오스틴. 사진=김영구 기자
LG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오스틴. 사진=김영구 기자

올 시즌에도 오스틴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은 오스틴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한 그는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LG의 공격을 이끌었다.

단순히 기록만 좋았던 것이 아니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2사 3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오스틴은 1회말 NC 선발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친 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를 통과하는 투지를 보였다. 그 사이 3루 주자 홍창기는 홈을 밟았고, LG가 5-0으로 승리함에 따라 이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이후 3회말에도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린 오스틴은 5회말 3루수 직선타로 돌아섰지만, LG가 4-0으로 앞서던 7회말 다시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2루에서 상대 우완 불펜 한재승의 6구 132km 슬라이더를 공략,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타점과 함께 3안타 경기를 완성한 채 이날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오스틴의 오른 무릎에는 빨간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1회초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의 여파였다. 사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부상 위험이 높아 최근 야구계에서 멀리하는 플레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오스틴은 “바깥쪽 투구가 왔는데, 당겨쳤다. 또르르 굴러갔는데, 타구나 수비 위치를 보니 슬라이딩 하면 세이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열정적으로 했다”며 “최근에 안타가 잘 안 나오기도 했고, 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보니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는데, 마침 또 결과가 잘 나왔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해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하다 보니 그런 장면이 나온 것”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3일 잠실 NC전이 끝나고 만난 오스틴의 오른 무릎에는 빨간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3일 잠실 NC전이 끝나고 만난 오스틴의 오른 무릎에는 빨간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올 시즌에도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LG 오스틴. 사진=천정환 기자
올 시즌에도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LG 오스틴. 사진=천정환 기자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한 LG다. 이번 경기 전까지 타율 0.257에 그쳤던 오스틴 역시 타율을 0.308로 끌어올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오스틴은 “지난해 제가 늘 말하고 보여줬던 것처럼 팀에 헌신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다시 선보이고 싶다. 최근 약간 주눅들기도 했었는데, 이제 작년의 모습을 되찾고 시즌을 이어 나가려 한다”며 “오늘 같은 경기를 많이 원하고 있었다. 야구를 하다 보면 내려갈 때도 있고, 올라갈 때도 있는데, 꾸준하게 가는 그런 것을 원한다. 지금 어느 정도 그 시점이 다시 온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시즌이 길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데 꾸준히 하면서 작년처럼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운 순간들이 온다. 기복을 줄이고 꾸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눈을 반짝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9경기에서 타율 0.500(32타수 16안타) 4홈런 7타점을 써내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보다는 본인의 할 것에 충실하겠다는 오스틴이다.

“(다른 외국인 타자에게) 라이벌 의식은 없고 2년 차 징크스를 피하는 것이 목표다. 상대 팀이 나를 상대하는 법을 알기 때문에 나도 새로운 대응법을 찾아야 한다. 잘 풀린다면 안 좋았던 4월을 웃어넘길 수 있을 것이다”. 오스틴의 말이다.

끝으로 오스틴은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단 팀의 2연패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욕심이 있다. 우리 팀 자체가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이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면서 “오히려 지난해 우리가 그런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팀으로서 더 단단하게 뭉쳐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작년처럼 할 수 있다면 강한 팀이 돼 올해 한 번 더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고 LG의 2연패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LG의 오스틴 영입은 말 그대로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오스틴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오스틴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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