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의 승리가 이렇게 어려웠다. 3전 4기에 끝네 한국 복귀 첫 승과 개인 통산 99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자신의 등판부터 시작한 팀 5연패 사슬을 스스로 끊었다.
류현진은 4월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3대 0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한화는 최인호(좌익수)-페라자(우익수)-노시환(1루수)-채은성(지명타자)-안치홍(1루수)-문현빈(2루수)-이진영(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브랜든과 상대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한국 복귀 뒤 3경기 등판 동안 승리가 없었다. 특히 4월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류현진은 프로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인 9실점으로 무너져 충격을 줬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지난 2경기 동안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이재원 대신 주전 포수 최재훈을 이날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한화는 1회 초 1사 2루 기회에서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 최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류현진은 1회 말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삼자범퇴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류현진은 2회 말 2사 뒤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타자 박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3회 말도 탈삼진 2개를 포함한 삼자범퇴 이닝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4회 초 안치홍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귀중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4회 말 2사 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번에도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5회 말 2사 뒤 김기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타자 김대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국 복귀 첫 승 요건을 충족했다.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뒤 허경민의 우익수 뜬공 타구가 페라자 포구 실책으로 연결돼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양의지와 김재환을 연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해 퀄리티 스트타까지 달성했다.
류현진은 팀이 2대 0으로 앞선 7회 말 장시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한화는 8회 초 안치홍의 추가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은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첫 승이 많이 늦었다(웃음). 지난 등판에서 한 이닝에 많은 실점이 나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그런 부분이 없었다. 고척 등판 9실점은 당일에만 충격이 있었다. 다음 경기가 있으니까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 나 때문에 연패가 시작됐다. 경기 전 사우나에서 투수코치님과 만났다. 내가 잘못 시작했으니까 오늘 꼭 연패를 끊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서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구속 148km/h 속구(32개)와 더불어 체인지업(31개), 커브(19개), 커터(12개)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류현진은 “제구의 문제였지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제구에 더 신경 써서 좋은 결과가 나온 듯싶다. 한국에 와서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다. 그립은 똑같았지만, 팔 스윙을 조금 빠르게 가져갔다. 구속이 빨라졌고, 속구와 비슷한 각도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다. 커브 제구도 잘 돼서 카운트 잡기에 잘 활용했다. 70구 이후 구위가 떨어진단 얘기도 오늘 이후엔 안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류현진의 승리가 확정되자 잠실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류현진’을 목청껏 연호했다.
류현진은 “6회 페라자 실책이 나오고 솔직히 표정 관리가 안 됐다(웃음). 중심 타선이라 더 집중해서 던져야 했다. 경기 초반 야수진의 좋은 수비 덕분에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페라자만 빼고 좋았다(웃음). 진작 오늘 같은 한화 팬들의 환호를 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경기 뒤 분위기가 더 좋았다. 이제 100승에 도전하는데 선발 투수로서 임무에 충실하다 보면 100승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